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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만찬 앞둔 한동훈 "대통령실 민심 동떨어져"...당정 관계 주도권 노리나

입력
2024.09.20 1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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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두고 “김 여사 사과해야”
정부 의료개혁 두고 “편들어야 하나” 작심발언
24일 만찬 앞두고 목소리 키우며 ‘존재감’ 발휘
친윤계 “한 대표 개인 시각, 전체 시각일 수 없어” 비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의정갈등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4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공식 만찬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난간의 와이어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난간의 와이어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 대표 "대통령실, 민심 동떨어져" 작심 비판

한 대표는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소신'을 드러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불기소 권고 처분’을 두고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문제로 당정갈등이 노골화된 후 언급을 자제하던 때와 다른 모습이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때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당대표 후보 모두 (사과를) 말했다"고 언급하면서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정갈등 해법을 두고도 대통령실과 온도차를 보였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데, 불편해지는 게 싫다고 편을 들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의사 증원과 필수 의료 개선 등 개혁에 찬성하지만 증원 규모와 방식에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 의료계가 원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를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에 올려야 한다는 게 한 대표 입장이지만,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는 협상 여지가 없다고 선을 확실하게 그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당정 갈등 관리'에서 '할 말 하겠다'로

지난 7월 취임과 함께 '당·정 관계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한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대한 비판은 최소화했다. 하지만 최근 당정 관계에서 의정갈등 등 갈등관리가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고, 낮은 윤 대통령 지지율에 당 지지율까지 동조화 양상을 보이면서 차별화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24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 앞서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의정 갈등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밥만 먹고 끝나면 안 된다"는 시각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친윤석열(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가 갈등을 키운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하는 일이 민심과 동떨어진다고 단정 짓는 것은 한 대표의 시각일 수 있지만 국민의힘 전체의 시각일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여사 대외 행보를 두고도 “(야당이) 악의적으로 나쁘게 얘기한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감쌌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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