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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에 폭행당하고 돈까지 뺏긴 흑인... 놀라운 그의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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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하게 폭행을 당한다. 거금을 뺏기기까지 한다. 강도나 다름없는 이들은 경찰. 피부색이 하얗다. 강력히 항의해야 하나 한적한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 목격자는 없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앨라배마주 아주 작은 지역에서 벌어진 일. 피해자는 흑인 남성 테리(에런 피어)다. 억울해도 그는 사촌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뿐이다. 백인 경찰의 횡포에도 그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한다. 보는 이가 복장 터질 만한 상황. 테리는 당하고만 있을까.
테리는 건장하다는 수식만으로는 부족하게 몸이 무척 탄탄하다. 자전거로 달리는 버스를 따라잡을 정도로 힘이 넘친다. 그런 그는 사촌동생을 보석으로 풀려나도록 하기 위해 몸을 쓰길 꺼린다. 중국음식점에서 일하기 전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밝히기를 꺼리기도 한다.
테리는 지역 경찰서장 샌디(돈 존슨)를 만나 협상을 한다. 돈 일부를 돌려줘 보석금으로 쓰게 해주면 나머지 돈을 포기하겠다고. 샌디는 지역에서 나름 만만치 않은 세력을 구축한 인물이다. 돈을 갈취하고 있으나 지역 치안을 살리겠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고, 나름 화려한 군 이력을 지녔다. 테리의 합리적인 제안은 그에게 무례로 읽힌다. 하지만 테리는 더 무시무시한 삶을 살았다.
외형상 테리가 불리하다. 샌디는 공권력으로 지역을 쥐락펴락한다. 경찰은 샌디의 명령을 받들기 바쁘고, 지역 판사도 샌디 손아귀 안에 있는 듯하다. 테리의 무기는 얼마 없다. 해병대에서 배운 특별한 기술, 자신에게 동정심을 보이는 법원 직원 서머(안나소피아 롭) 정도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샌디가 오판했음이 드러난다. 그는 테리의 과거를 알고도 화를 키운다. 자존심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테리는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멀어진다. 대신 흑인 테리를 굴복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영화는 21세기에도 여전한 미국 내 인종차별과 흑인에 대한 부당 대우를 고발한다. 테리는 애국자임에도 샌디 눈에는 건방진 유색인종에 불과하다. 그는 테리의 마음과 정신을 괴롭히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십분 활용한다.
영화는 인종차별 문제를 노골적으로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피부색보다 계급의 측면에서 미국 사회의 부조리한 면모를 더 드러낸다. 테리를 돕는 서머는 백인이다. 테리를 곤경에 몰아넣는 경찰 중에는 흑인이 있기도 하다. 미국 사회의 풍토병이라 할 인종차별이 인종 간 갈등에서 비롯된 듯하나 그 기저에는 빈부 격차가 있음을 영화는 보여주려 한다. 테리와 서머의 우정은 약자와 약자의 연대를 상징한다. 품은 메시지만큼 액션 역시 꽤 묵직하다는 게 이 영화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서스펜스와 스릴을 빚어내는 솜씨가 능숙하다. 테리가 마냥 당하다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리 경찰에 맞서 싸우는 과정이 꽤 흥미롭고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지난 6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15일까지 시청 횟수 6,980만 회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레미 솔니에가 연출과 각본, 편집을 맡았다. 낯선 각도에서 촬영된 장면들이 여럿 있어 생경하면서도 눈이 즐겁다. 경찰들이 자전거 탄 테리를 순찰차로 공격하는 첫 장면부터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솔니에는 촬영감독으로도 활동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지점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6%, 시청자 69%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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