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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맞아 심장 40분이나 멈췄지만 살아난 20대 교사

입력
2024.09.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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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
전남대병원 치료로 목숨 구해
의료진에게 1000만원 후원금

지난달 낙뢰를 맞는 사고를 당한 20대 교사 김관행(오른쪽)씨가 건강을 회복한 뒤 지난 2일 퇴원하며 자신을 치료해준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지난달 낙뢰를 맞는 사고를 당한 20대 교사 김관행(오른쪽)씨가 건강을 회복한 뒤 지난 2일 퇴원하며 자신을 치료해준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지난달 광주에서 길을 가다 벼락을 맞아 심장이 40분이나 멈췄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20대 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광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관행(29)씨는 지난달 5일 조선대에서 연수를 받다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약 3,000여 차례의 낙뢰가 관측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나무 근처를 지나다 감전된 것으로 추정됐다.

쓰러진 김씨를 발견한 시민이 119에 신고했고,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그런데 이미 심장이 40여 분가량 멈춘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심장은 5분만 뛰지 않아도 신체에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중단돼 뇌손상 가능성이 커진다. 병원에 도착한 김씨를 만난 의료진도 "심정지가 장시간 진행된 탓에 심장과 폐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솔직히 처음엔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었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입원 직후 중환자실에서 심장과 폐에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통한 집중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 노력으로 김씨는 깨어나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 입원한 지 10일이 지났을 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었다. 김씨는 장기간 입원으로 섭식 장애와 근력 감소, 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 후유증이 생겼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퇴원한 김씨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병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퇴원 이틀 뒤 "의료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발전후원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김씨는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았다"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의정갈등으로 병원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의사와 간호사분들은 환자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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