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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 "섀도 캐비닛 준비하라"… 대선 향한 질주에 '멘토' 이한주 합류

입력
2024.09.11 04:30
수정
2024.09.11 09:4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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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내각 인사 등용, 기존 인사 재배치"
인재위 관련 비공개 회의서 직접 주문
'수석 최고위원' 김민석도 합류 예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다가올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인사를 폭넓게 섭외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7년 대선이 아직 한참 남은 시점이지만 사실상 '섀도 캐비닛(그림자 내각)' 구성을 지시하며 본격적인 대선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여권이 당장 발등의 불인 의료대란에 발목 잡힌 사이 2년여 후를 내다보며 집권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선봉에 설 '인재위원회'에는 지난 총선에서 상황실장을 맡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과 이 대표의 오랜 '정책 멘토'로 통하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도 추가 합류한다. 인재위는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위원장, 지난 총선에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은 김병기 의원이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가 대선 준비를 재촉하는 건 지난 대선과정의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당시 비주류 출신으로 인재난을 체감했다고 한다. 따라서 차기 대선은 이른바 '찐명' 인사들을 일찌감치 전면에 포진해 탄탄한 조직력과 다양한 전략으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재위는 외부인사 영입은 물론, 대선을 앞두고 당내 재편과정도 주도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기존 당 인사들의 역할을 재배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선을 앞두고 인재 등의 명목으로 영입했지만 현재 별다른 역할이 없는 인사들에게 새 임무를 부여하고, 기존 인사들은 활동반경을 넓히는 방안이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다.

인재위에 김 최고위원과 이 원장이 합류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최고위원은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최고위원 선거를 1위로 통과했다. 경기연구원장을 지낸 이 원장은 이 대표의 30년 지기 멘토로,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 캠프 싱크탱크인 '세상을 바꾸는 정치'의 공동대표로 활약했다. 이에 향후 인재위에서 김 최고위원은 전략, 이 원장은 인재풀 관리를 주로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외에 추가로 영입될 인사는 2, 3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인재위가 극히 소수 정예 멤버로 운영되는 셈이다.

대선가도의 다른 축인 특보단은 당 안팎의 친이재명계·비이재명계 인사들을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조직 전문가'인 안규백 의원이 단장을 맡아 현재 인선 마무리 단계다. 안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고, 22대 국회 들어 이 대표의 대선 준비를 위해 전국 조직을 관리하는 '더 여민 포럼'을 이끌고 있다.

한국갤럽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26%를 기록해, 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 개인이 아닌 민주당의 정권 교체를 위한 장기레이스를 준비하는 단계"라며 "지난 대선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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