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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수 회복 지연으로 경기개선 제약"...정부와 온도 차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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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개월 연속 한국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를 이어갔다.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과 정반대다. 경기부진의 원인을 고금리로 꼽으며 유연한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KDI는 5월까지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6월 들어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발 물러선 뒤 7월부턴 경기 개선세가 미약하다는 진단을 이어오고 있다.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2.2%→2.6%‧5월)한 지 3개월 만에 2.5%로 낮춘 것도 이러한 진단과 무관하지 않다.
KDI는 이번 보고서에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매판매가 저조하고, 계속 줄어든 건설투자를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와 관련 고용도 부진을 지속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개인사업자의 연체율 상승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내수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내수부진의 원인으로 고금리를 지속적으로 지적한 만큼, KDI가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상승률 추세와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내릴 요인은 충분하다”며 “오히려 금리인하 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DI의 진단대로 경제지표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7월 재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만 해도 전월 대비 1.9% 줄었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뒷걸음질 치다가 6월(1.0%) 들어 반짝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全) 산업 생산은 전달 대비 0.4% 감소했다.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세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1.7%‧7월) 역시 5월부터 세 달 연속 역주행 중이다.
KDI의 이 같은 평가는 정부의 경기진단과 대척점에 서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8월호에서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올해 5월 ‘내수 회복 조짐’을 처음 꺼낸 뒤 네 달 연속 긍정 평가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엇박자에 대해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는 심리에도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정부가 현재와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가계부채 탓에 경기가 크게 활성화하기 힘들고 수출 역시 반도체를 제외하면 호조세에 한계가 있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아직 내수가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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