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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사건 불기소 권고, 수심위마저 면죄부 통로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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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심위 결정은 권고사항이지만, 검찰은 이를 수용해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수심위마저 “공직자 아내에게 명품백을 줘도 처벌할 수 없다”는 선례를 남기며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수심위는 명품백 사건의 총 6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뇌물수수, 증거인멸)에 모두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고 의결·권고했다. 이미 무혐의 의견을 모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김승호 부장검사 등 수사팀 검사 전원이 참석했고 김 여사 측 변호인도 출석했지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 대해선 출석 없이 의견서만 받아 검토했다고 한다.
수심의 심의과정과 결론 모두 의문투성이다. 최 목사는 명품백 선물이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등을 청탁한 대가라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직자 배우자의 처벌 규정이 없는 청탁금지법 허점을 감안하더라도, 공무원 직무와 관련해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면 처벌하는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을 검토할 수 있다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제기돼 왔다. 또 부부간의 ‘경제공동체’를 감안하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뇌물죄 적용도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애초 검찰 수사팀이 직무 관련성 등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증거가 미약했다면, 수심위가 최 목사 측도 참석시켜 균형 있게 듣고 판단했어야 옳다.
무엇보다 수심위의 불투명성은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큰 요인이다. 15명의 위원 중 몇 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위원장(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외에 위원 신원을 알 수 없다. 면면이 공개됐을 때 개인들이 갖게 되는 부담이 가중될 수 있지만, 이런 불투명성은 정치적 논란만 가열시키고 있다. 수심위 도입 논의에 참여했던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개혁위원회에서 수심위 도입을 논의할 때,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검찰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수심위가 면죄부를 주는 데 가세하면서, 수심위 존재 이유도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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