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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들 명예퇴직에 박민 사장 신임투표까지...'폭풍전야'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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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악화로 간판 아나운서 등 100여 명이 퇴사하고, 시사 프로그램 폐지 등이 이어지면서 KBS가 뒤숭숭하다. 경영진이 조직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위기감도 감돈다.
이달 1일 임기를 시작한 KBS 이사회의 여권 추천 이사들은 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서기석 전 KBS 이사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야권 성향 이사들은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새 이사 7명을 뽑은 것은 위법하다며 회의에 불참했다. 이들은 법원에 새 이사 임명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 신청도 낸 상태다. 야권 성향 이사들은 “새 이사회는 KBS 구성원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박민 사장의 조직개편안 처리는 물론이고, 12월 임기가 끝나는 박 사장의 후임자 선정 작업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KBS 경영진은 지난 7월 시사교양 제작본부 해체, 기술본부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했다가 자진철회했다. 이전 이사회의 일부 여권 추천 이사들이 조직개편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새 이사회는 11명 중 7명이 여권 추천이며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이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직개편안을 빠르게 통과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S 조직 축소는 올초부터 진행 중이다. 2월과 8월에 실시된 명예·희망퇴직으로 정세진, 황정민,이광용 아나운서 등 115명이 KBS를 떠났다. TV 수신료 분리징수로 KBS 수신료 수입은 지난해보다 약 2,600억 원 급감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197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휴직을 추진한다.
콘텐츠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본부에서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다큐 인사이드’의 세월호 다큐가 불방됐고, ‘더라이브’ ‘역사저널 그날’이 폐지됐다. 제작본부의 한 PD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간부들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라는 지시는 있었지만 지금은 의견이 다르면 아예 방송을 무산시키니까 무기력함이 만성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본부가 해체될 가능성이 커 “폭풍전야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자들이 소속된 보도본부 분위기도 무겁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을 진행한 ‘뉴스9’ 박장범 앵커가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한 것을 비롯해 보도본부가 친정권 보도를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기자는 “박민 체제에서 보직을 맡은 간부들은 ‘편향됐던 KBS가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고, 젊은 기자 대부분은 ‘과거보다 훨씬 정권 편향적’이라고 본다”며 “현장 기자들이 취재한 아이템보다는 간부들이 지시한 뉴스가 많이 보도돼 제작 자율성이 후퇴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자·PD 직군 80%가 소속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달 23일 사측의 단체협약 파기 등에 반발해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쟁의대책위는 4일 박민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시작했다. KBS본부 관계자는 "9일 신임 투표가 끝나면 KBS노조 등과 일정을 조율해 쟁의행위 돌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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