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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까지 뛴 오아시스 콘서트 티켓..."언제 또 해체할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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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에겐) 테일러 스위프트나 아리아나 그란데를 좋아하는 건 별로 멋이 없죠. 오아시스나 라디오헤드 같은 밴드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더 '힙'해 보여요.”
대학생 윤리경(23)씨는 지난 1일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의 재결합 콘서트 티켓 예매에 실패해 “울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아시스의 주축 멤버인) 노엘 갤러거가 비판적인 독설을 내뱉는 등 자유로운 모습이 속 시원하고 멋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민아(24)씨는 중학생 때 TV에 자주 나온 콜드플레이 곡들을 시작으로 영국 밴드에 끌려 오아시스에 빠져들었다. 최씨는 “지난주 재결합 발표 전까진 다시는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거라는 희소 가치 때문에 공연 영상을 더 열심히 찾아봤다”고 말했다.
15년 만에 형제간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뭉친 오아시스의 귀환에 전 세계 2030세대가 열광하고 있다. 올해가 데뷔 30주년인 오아시스는 해외에선 대체로 ‘아재 록(Dad Rock∙중장년 남성들이 주로 듣는 고전 록)’으로 분류되는 밴드이지만, 한국에선 젊은 세대에게 더 인기가 많다.
내년 7월 시작하는 오아시스의 영국∙아일랜드 콘서트 투어 티켓 예매 첫날인 지난 1일 티켓 판매 사이트 티켓마스터엔 하루 동안 1,000만 명 이상이 접속했다. 구매자가 많으면 티켓 가격이 뛰는 티켓마스터 시스템에 따라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좌석 가격까지 100만 원 안팎으로 뛰었다. 135파운드(약 24만 원)에 티켓을 구했다는 후기, 같은 구역 좌석을 350파운드(약 62만 원)에 샀다는 후기 등이 쏟아졌다. 내년 7월 말에 열리는 런던 웸블리 공연의 암표 가격은 6,000파운드(약 1,055만 원)까지 치솟았다. 영국 노동당 정부가 티켓마스터의 판매 방식이 공정한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끄러운 논란에도 영국∙아일랜드 투어 티켓은 완판됐다. 예매에 성공한 팬들은 영국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대학 휴학생인 박준영(27)씨는 “내년 7월 26일 웸블리 스타디움 티켓을 496파운드(약 87만 원)에 예매했는데 오아시스가 언제 또 해체할지 몰라 그냥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오아시스 열풍을 주도하는 건 20대다. 올해 7월 노엘 갤러거의 내한공연 티켓 예매자 연령 비율을 봐도 20대가 57.9%로 압도적이었고 30대가 16.9%로 뒤를 이었다. 10대와 20대 시절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접한 40대 예매자(7.1%)는 10대(14.1%)보다 적었다.
오아시스는 '원더월' '돈트 룩 백 인 앵거' '리브 포레버' 등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히트곡이 많은 데다 노엘∙리엄 갤러거 형제의 솔직하고 거친 언행과 온갖 기행, 형제간의 다툼 등으로 이야깃거리가 많다. 백예린, 잔나비, 방탄소년단 정국, 데이식스 영케이, 블랙핑크 로제, 이승윤 등 많은 국내 가수들이 오아시스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도 명성을 높였다.
오아시스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건 세계적 현상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음악전문지 NME는 ‘오아시스는 어떻게 Z세대의 마음을 훔쳤나’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영국의 20대 팬들은 “오아시스의 음악은 여러 세대를 통합시킨다” “오아시스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 진정한 유산이다” 등의 이야기를 남겼다.
내한공연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오아시스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오아시스는 국내 20대, 30대 록 마니아들에게 첫사랑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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