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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립묘지서 선거운동? 해리스 "성스러운 장소 모독"

입력
2024.09.01 09:26
수정
2024.09.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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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정치활동 금지된 국립묘지서
참배 장면 촬영하고 제지 직원에게 폭언
해리스 "엄숙한 곳, 정치 위한 장소 아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2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화환 헌화식에 참석해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2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화환 헌화식에 참석해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 활동이 금지된 국립묘지에서 참배 장면을 촬영하고 선거 운동에 활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측은 이 일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에 "분명히 말하지만 전직 대통령(트럼프)은 정치적 이목을 끌기 위해 성스러운 장소를 모독했다"고 적었다.

논란이 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을 당시의 행보다. 그는 이곳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미군 13명 사망) 3주년 추모 행사에 참석해 참배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선거 운동에 활용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국립묘지 내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은 연방법과 군 규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럼프 캠프 관계자들은 참배 장면을 촬영하면서 규정을 어겼을 뿐 아니라, 이를 제지하던 묘지 관계자들을 밀치고 폭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알링턴 국립묘지를 부통령으로서 여러 번 찾았다며 "이곳은 엄숙한 장소이며 최고의 희생을 치른 미국의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함께 모이는 장소이지 정치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여 온 '군인 무시'도 직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는 트럼프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는 전사한 군인들을 '멍청이', '루저'라고 부르고 명예훈장 수상자를 폄하해 온 사람"이라며 "그는 이전에 묘지를 방문했을 때 전사한 군인들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 그들에게 무슨 이득이 있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 대한 봉사 이외에 다른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공격에 나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메릴랜드) 의원은 전날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알링턴 국립묘지 행사 당시 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보고서와 브리핑을 요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관해 전날 펜실베이니아주(州) 유세에서 "나는 주목받기 위해 참배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행사 촬영을 허가받았는데 정신적 문제가 있어 보이는 인사가 캠프 구성원을 막아섰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 육군은 하루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논란은) 불행한 일"이라며 "(묘지 직원들은) 프로답게 행동했고 혼란이 격화하는 것을 피했다. 묘지 직원의 직업의식이 부당하게 공격당했다"며 트럼프 캠프를 비판한 바 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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