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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성폭행 살인' 최윤종, 대법서 무기징역 확정

입력
2024.08.29 13:25
수정
2024.08.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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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클 낀 주먹으로 폭행하고 경부 압박
검찰 '사형' 구형에, 법원 "최후의 수단"

서울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고인 최윤종이 지난해 8월 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서울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고인 최윤종이 지난해 8월 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서울 관악구 등산로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다 저항하는 피해자를 목 졸라 숨지게 한 최윤종(31)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29일 확정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됐다. 대법원은 "여러 사정을 살펴봐도 원심의 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8월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성폭행하기 위해 너클(손가락에 끼워 펀치를 강화하는 무기)을 낀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압박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틀 후 사망했다.

재판에서 그는 "기절시키려고 했을 뿐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1∙2심은 모두 살해의 고의가 있다고 봤다. 피해자가 저항력을 상실한 뒤에도 계속 목을 졸랐고, 심정지 상태의 피해자를 방치해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이유였다. 범행이 계획적으로 이뤄진 점도 인정했다.

최씨의 범행 후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데 반성문엔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이라 (반성이) 진심인지, 최소한의 죄책감이 있는지 의문을 잠재울 수 없다"고 질타했다. 다만,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검찰의 구형(사형)보다는 수위가 낮은 무기징역을 택했다. 20년 후 가석방될 가능성이 있기는 해도, 사형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돼야 하고 '가석방 제한'으로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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