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영국 신임 총리와 첫 통화… "중국 객관적으로 봐 달라"

"양국 관계 발전 논의, 연락 계속하기로"
영국, '무역 파트너' 중국과 관계 균형 모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중국 대표단과의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가 23일 첫 전화통화를 나눴다. 통화에서는 무역과 경제 등 잠재적인 협력 분야가 거론되면서 양국 관계 발전 방안 관련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이 이날 오후 스타머 총리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스타머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중국과 영국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세계 주요 경제국"이라며 "양국 관계를 장기적·전략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동반자로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양국 관계는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며 "(영국이) 중국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결과도 언급하면서 "중국이 '신품질 생산력'과 '신형 공업화'를 가속함으로써 영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영국과 평등한 대화 추진, 상호 신뢰 제고, 발전전략 연계 강화, 금융·녹색경제·인공지능(AI) 등 분야 협력 확대, 인문 교류 심화 등을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호혜 공영을 양국 관계의 주요 기조로 삼겠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 8일 웨스트미들랜드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스타머 총리는 국가안보와 안전한 국경, 경제적 안정을 포함한 정부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으로 통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정상이 무역과 경제, 교육을 포함해 양국 간 협업과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서방과 중국이 대립하고 있는 의제도 거론됐다. 스타머 총리는 통화에서 "양국 정상이 필요 시 홍콩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전쟁, 인권과 같이 견해차가 있는(of disagreement) 분야를 다루고 이해하기 위해 개방적이고 솔직하며 정직한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두 정상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양국 관계 필요성에 동의했으며 계속 연락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취임한 스타머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경제적 이익과 국제사회 주요 의제 사이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은 홍콩에서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 정부와, 서부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과 무슬림에 관한 중국의 (인권 침해적) 처우에 경각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영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라고 지적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