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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팬데믹 향방 가를 진단검사....신속 대응 체계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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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돼 무섭게 확산한 코로나19는 예측 불가능한 신종 감염병이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었기에 신속히 확진자를 찾아낸 뒤 격리해 확산을 막는 것이 어느 국가에나 최선의 대응책이었다.
우리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초기인 2020년 1, 2월에 전국적 코로나19 검사 체계를 갖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법으로 확진 판정 시간을 대폭 줄였고, 차에 탄 채로 검사가 가능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해외 각국은 대규모 진단검사에 기반해 효과적인 초기 대응에 성공한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방역 당국은 다음 팬데믹에 대비한 진단검사 신속 대응 체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어떤 신종 감염병이 출현하더라도 첫 단계는 진단검사이고, 그 성패는 속도전에서 갈리기 때문이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시작한 감염병 진단검사 신속 대응체계 구축 사업은 대규모 검사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 작업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민간 기업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일관되고 정확한 검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지자체 검사실 표준화, 즉시 활용 가능한 병원체 확인기관 사전 지정, 민관합동평가단 등의 세부 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민관합동평가단은 개발 단계 진단시약 성능 검증 역할을 수행한다. 허가된 진단시약이 없는 팬데믹 초기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약 확보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질병청은 이와 연계해 우수한 제조시설을 갖춘 기업과 연내에 시약 비상생산체계도 시범 가동한다. 오는 11월 중에는 팬데믹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감염병 대응 주체들과 위기대응 모의훈련도 계획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검사를 잘하는 전문가,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진단키트,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평가기관을 사전에 갖춰야 유사시에 신속하게 대규모 진단검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방역의 첫 단계 진단검사에 역점을 두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대한 빨리 확진자를 찾아야 다음 단계인 역학조사와 격리, 치료 등이 가능해서다.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무기'가 준비되기 전까지는 이게 최선이다. 코로나19 사태 때는 백신 공급에 약 1년 6개월, 치료제 확보에 약 2년 6개월이 소요됐다. 진단검사 역량이 충분해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감염병 극복 수단이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방역 조치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고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도 정확한 진단검사는 필수적이다. 또한 유행 규모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진단검사에 속도전도 요구된다. 코로나19로 인한 30, 40대의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수에서 우리가 미국의 20분의 1 수준에 그친 것도 한두 달 만에 신속히 갖춘 진단검사 체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뒤 축적한 진단검사 역량이 코로나19 사태 때 국내 사망자를 줄였다"며 "전 세계가 팬데믹 초기에는 대규모 진단검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코로나19로 알게 됐고, 이제는 모두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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