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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은 중국에, 드론은 싱가포르에 뒤처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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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걷기 시작한 한국과 달리, 주요 선진국은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새로운 시장 개척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2032년 전 세계 규모가 8,900억 달러(약 1,2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비대면 진료도 그중 하나다.
미국 미주리주(州)에선 약 10년 전인 2015년 비대면 진료 전문 가상진료센터가 문을 열었다. 입원실은 물론, 외래 환자도 없어 '병상 없는 병원'으로 불린다. 2019년 약 1만 건의 비대면 진료가 이뤄졌고, 코로나19가 발생한 2021년에는 진료 건수가 80만 건으로 급증했다.
일본은 2022년 '초진은 대면 진료를 해야 한다'는 조항마저 삭제하면서 첫 진료부터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원격 의료 관련 규제를 꾸준히 완화해 온 중국은 전역에 설립된 온라인 병원 수가 2,700개 이상(2022년 10월 기준)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주요 4개국 비대면 진료 시장 동향‧전망' 보고서에서 "비대면 진료는 다방면의 유망 사업과 융합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며 "대면 진료의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의료 체계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한국에선 코로나19 때 한시 허용됐다가 현재는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이다. 약 배송이 여전히 막혀 있어 비대면 진료를 받더라도 처방약을 찾으러 약국에 들러야 한다. 주요 7개국(G7)이 비대면 진료는 물론, 약 배송까지 허용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미래 항공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드론 분야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6개 주에서 드론 배송을 시행 중인 미국 월마트는 배송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고, 아마존은 2030년까지 연간 5억 대의 드론 배송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영국에선 세계 최초로 드론 전용 고속도로가 들어선다. 빠른 배송을 위한 조치다.
앞서 2021년 한국 정부는 세계 드론시장 7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관련 규제와 연구개발(R&D), 산업 수요 등을 평가해 지난해 발표한 '드론 준비도 조사'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2개국 중 꼴찌에 머물렀다. G7과 싱가포르·핀란드·스위스·호주보다 뒤처진다는 뜻이다.
자율주행기술 수준은 규제 완화에 힘입은 중국에 밀리는 처지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2022년 기술 수준 평가 결과'를 보면, 미국의 첨단 모빌리티 기술 수준이 100일 때 중국은 86.3으로 평가됐다. 일본(85.8)과 한국(84.2)을 모두 앞선다. 일정 규정만 준수하면 크게 제한하지 않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자율주행 검사 장소부터 한정적이다.
운신의 폭을 좁히는 규제는 혁신 역량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혁신지수'에서 한국은 132개국 중 종합 10위에 올랐지만, 세부 항목인 규제 환경 부문에선 53위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규제 방식을 네거티브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률이 금지한 것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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