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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에 묻혀 폐기된 '규제 혁신 법안'... 공은 22대 국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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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 개선을 위한 '신속처리절차(패스트트랙)' 법안들이 1년 넘게 국회에 계류하다 결국 폐기됐다. 기술 발전, 세계 시장 변화 속도에 비해 입법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제처가 지난해 7월 국회에 제출한 '신기술 활용 서비스·제품 규제특례 제도 개선을 위한 6개 법률 일부개정안'은 단 1건(지역특구법상 공무원 면책·포상 규정)만 대안이 반영됐을 뿐 나머지는 21대 국회와 함께 묻혔다. 법제처가 입법예고 당시 곧 도입될 것처럼 홍보한 '규제 샌드박스, 패스트트랙 신설로 승인 기간 대폭 단축'은 공약(空約)에 그쳤다.
패스트트랙 신설은 규제 샌드박스 조항이 각각 담긴 산업융합촉진법·스마트도시법·연구개발특구법·정보통신융합법 등 4개 법안 일괄 개정을 뜻한다. 앞서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과제와 내용·방식·형태 등이 실질적으로 동일·유사한 신제품·서비스는 심의 결과를 간소화하는 게 골자다. 법 개정 무산에 현재는 국무조정실이 각 부처에 신속 심사를 권고하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무원 면책·포상 규정은 금융혁신법까지 총 5개 법안에도 명문화하려고 했다.
법제처는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지난달 24일 국회에 다시 법안을 제출했다. 국조실은 1일 발표한 '규제 샌드박스 운영 개선방안'에 해당 내용과 관련 "절차 진행, 심의 장기화 요인"이라 지목하며 도입 의지를 밝혔다. 이미 1년여 전 제안된 해법이 입법 부진으로 부처 개선방안에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통과되면 이미 규제 특례 승인을 받은 사안과 비슷한 신청 건은 관계 행정기관 검토 회신 기간이 30일에서 15일 이내로 단축되며, 위원 전원이 참석해야 하는 규제특례위원회 대신 상시 소집이 용이한 부처 전문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유사 사례 승인 기간이 평균 4, 5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규제 혁신 여부는 이제 22대 국회에 달렸다.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 의료법과 '삼쩜삼' '로톡'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변호사법 개정안 등 여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이 발의했으나 정쟁에 밀린 혁신 법안들도 다시 추진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인 최성진 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 기술을 만들어 혁신하며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입법 지체 현상이 심각한 만큼 국회가 제도 개혁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서비스의 시장 진출 기회를 주거나, 시간‧장소에 제한을 두고 실증 테스트를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안전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래놀이터(sandbox‧샌드박스)처럼, 국민의 생명‧안전에 저해가 되지 않는 한 기업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영국이 201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고, 한국은 2019년부터 해당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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