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회담을 갖는다. 이 대표가 그제 대표 수락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과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한 대표가 환영하고 나서 신속하게 회담 일정이 잡혔다. 극심한 대치정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의제 협의 등을 놓고 불필요한 여야 신경전은 곤란하다. 이 대표는 “이른 시간 내 만나 민생문제와 정국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 대표도 “미뤄지고 있는 여러 민생과제들에 대해 실질적인 많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의제에 대해선 열어둔 입장이다. 지금 국회는 쟁점법안 갈등에 수많은 민생법안이 뒷전에 내팽개쳐진 상황인 만큼 이러한 기능 부전에 대한 해법이 반드시 도출돼야 한다.
과방위만 하더라도 방송법 처리 갈등에 인공지능이나 반도체법 등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관련 법안은 법안소위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내년 시행을 앞둔 금투세법이나 전세사기특별법, 연금개혁특위 등 합의 가능한 민생 쟁점법안에 대한 성과도 필요하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이나 상속세 등 정책 주도권 경쟁 양상인 여야 대표 법안들에 대한 의견 접근도 필요하다. 채상병 특검법 등 야당 단독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되풀이된 쟁점 법안들에 대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하나 의회주의 정신을 살린다면 절충점을 찾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영수회담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회 정상화가 조건이 되기엔 골이 깊고, 영수회담을 통해서도 국회 정상화를 견인해낼 수 있어 선후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의회권력을 쥔 야당 대표에 대한 예우이기도 한 만큼 대통령실도 열린 자세로 대화 정국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대표회담이든, 영수회담이든 이젠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산적인 경쟁과 성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할 시기다. 회담이 파행의 시작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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