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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집병만 국경 지켜" 우크라 본토 진격에 러시아 사회 분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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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시에 전차가 국경을 공격했을 때, 방어에 나선 것은 징집병들뿐이었다. 한 명의 직업군인도 보지 못했다."
자신을 러시아 국경 지대 쿠르스크 징집병의 어머니라고 밝힌 한 여성은 텔레그램에 이렇게 토로했다. 징집병을 전투에 파견하지 않겠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속을 어겼다는 분노가 깔린 말이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지상전을 개시한 지 10일째에 접어든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방어에 부침을 겪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할 당시 약속한 '징집병 투입 금지'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본토 진격'으로 허를 찔리면서, 접경지역에 배치된 징집병들이 최전선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CNN은 이날 "지난 수일간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과 기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된 메시지는 러시아가 이런 종류의 공격(본토 지상전)에 얼마나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는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와 맞댄 국경을 방어하는 데 있어 "(직업군인 대신)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징집병을 남겨뒀다"고 CNN은 설명했다.
당초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징집병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본토 진격' 승부수를 띄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경 지대인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로 진격한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이어가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상황을 예상치 못한 러시아는 진땀을 빼고 있다. 국경에 배치된 징집병도 예기치 못하게 전쟁에 휘말렸다.
더욱이 징집병 일부는 '전쟁 포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포로라면서 일부 남성들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매우 어린 남성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징병제는 정치적 파급력이 큰 이슈인 만큼, 이 사안은 러시아 사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18~30세의 건강한 남성은 모두 징집 대상이며, 1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다만 해외 파견은 법으로 금지되며 전투에 참여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 제한적인 훈련만 받는다. 이 때문에 징집병 투입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군인 가족의 목소리는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크고, 이미 국경 지역 징집병 철수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공유되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파죽지세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코타임스와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쿠르스크주 글루시코보 마을 인근 세임강 다리를 공격해 무너뜨렸다. 이 다리는 러시아가 쿠르스크 글루시콥스키 지역의 자국군에 무기와 장비를 공급하는 데 썼던 통로다. 다리가 붕괴되면서 러시아 주민 대피와 병력·물자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교전 중인 쿠르스크에 각자 진지를 구축하며 사실상 장기전 채비에 들어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전날 "러시아 영토 총 35㎞ 깊이까지 진군해 영토 1,150㎢와 마을 총 82곳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일부 지점에서 1~3㎞ 진격했다"고 추가로 보고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적군의 침투 시도를 계속 격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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