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정부가 서울 그린벨트 해제 등을 포함한 대규모 장기 주택공급책을 발표했지만 즉각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어제 발표한 8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해당 기간 0.32% 올라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간 상승폭 0.32%는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최대치여서 추가 서울 집값 안정화 조치가 시급해졌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서울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은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현재 올라가는 건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지역들”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 동향은 ‘쏠림현상’이 더 이상 국소지역만의 문제가 결코 아닌 현실을 확인한다. 일단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그렇다 쳐도, 광진구(0.45%), 동작구(0.41%), 강동구(0.37%), 영등포구(0.36%) 등 가격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웃도는 지역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반으로 번지는 조짐도 뚜렷하다. 인천 오름세는 0.16%로 서울에 비해선 낮지만 전주(0.1%)보단 상승폭을 키웠고, 경기도 전주(0.11%)보다 상승폭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0.1%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교통, 재건축 호재 영향으로 하남시(0.43%), 성남 수정구(0.39%), 과천시(0.33%), 화성시(0.28%) 등의 집값 상승폭은 서울과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반면 지방은 0.02% 하락하며 서울·수도권과 격차를 키웠다.
서울 상승세 확산은 ‘똘똘한 한 채’ 심리가 과수요를 부른 탓이 크다. 따라서 이미 불붙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막연한 장기 공급책만으로는 결코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주담대 억제 창구지도, 대출금리 인상, 특례대출 축소 등을 거론하지만 건성인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확실한 시장 메시지를 위해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투기지역 재지정을 비롯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을 앞당기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징벌적 과세’는 아니지만, 고가주택의 자산가치에 걸맞은 세금을 재정립하는 세제개편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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