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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본토 진격 9일째 우크라이나가 착한 명분 내세우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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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쿠르스크주(州)를 기습 공격한 우크라이나군이 더 깊숙한 방향으로 9일째 진군하고 있다. 러시아 피란민만 20만 명에 이른다. 맹렬한 기세와 대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입에서는 '평화', '인도주의', '규칙' 같은 도덕적 명분이 쏟아지고 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제 사법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쓴 성명에서 "여러 방면에서 1∼2㎞를 더 진격했고, 100명 넘는 러시아 군인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서울 면적(605㎢)의 약 1.65배에 달하는 1,000㎢ 상당 러시아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러시아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는 연신 '국제법을 지키는 군대'의 면모를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규칙을 준수해 싸우는 게 중요하며 이 지역의 인도주의적 필요가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도 텔레그램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으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진격의 목표가 '러시아 영토 점령'이 아닌 '평화'에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프랑스 국제전문보도채널 프랑스24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쟁범죄 또는 민간인 피해 혐의로 고발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악한 땅에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장관은 "매일 벌어지는 적의 공격에서 우리 국경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완충지대는 러시아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접경 지대 우크라이나 영토를 공격할 때 썼던 표현인데,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을 파견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과거 개인 경호를 맡았던 알렉세이 듀민 국무원 서기를 작전 책임자로 투입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보병 부대도 철수해 쿠르스크로 파견했다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NYT가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최전선 뒤로 급히 진지를 구축하는 모습도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전세에 대해서는 양측이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TV는 쿠르스크의 수자마을 관공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기를 내리는 장면을 방송하며 자국군이 이 마을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압티 알라우디노프 러시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 사령관은 "양측이 매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수자를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러시아 연방 영토 침투를 시도하는 우크라이나군을 계속 격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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