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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의대반'으로 절정 이른 선행교육… "방지법 제정해 막아야"

입력
2024.08.13 17:00
수정
2024.08.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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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초등 의대반 실태 진단
제주 외 모든 시도 학원서 초등 의대반 홍보
'선행교육 금지 규정' 더한 특별법 개정 제안

지난달 23일 서울 시내의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반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서울 시내의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반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초등 의대반' 등 선행교육이 전국적으로 성행하자 선행학습 유발 광고를 위반하는 학원을 처벌하도록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초등 의대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초등 의대반이 교육과정 수준을 넘어서 무한경쟁을 야기하고 있다"며 "과도한 선행교육을 막을 근거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개 시도 '초등 의대반' 홍보... 국민 63% "부적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초등 의대반 확산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초등 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됐다. 홍보물이 발견된 학원은 총 89곳으로 서울이 28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20곳)와 대구(10곳)가 뒤를 이었다. 개설된 프로그램 136개 중 교습 범위를 파악할 수 있는 72개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62.5%(45개)가 5년 이상에 달하는 교육과정을 압축해 선행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국민들은 초등 의대반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단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초등 의대반이 교육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63.3%가 "부적절하고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응답자들의 부정적 응답 비율은 66.6%로 더 높았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선행학습은 경제적 부담, 공정 경쟁 방해, 교사의 정상적 수업 방해 등 부작용이 크다"고 설명했다.

"선행교육 상품 금지... '초등 의대반' 방지법 필요"

13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전국 초등 의대반 운영 실태를 밝혔다. 최은서 기자

13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전국 초등 의대반 운영 실태를 밝혔다. 최은서 기자

공교육정상화법은 학원의 선행학습 유발 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처벌 조항은 없어 한계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에 구 소장은 △학교급을 넘어서는 선행교육 상품에 대한 금지 규정 신설 △사교육 레벨테스트에 대한 선행 출제 금지 규정 적용 △사교육 선행학습 유발 광고에 대한 위반 시 제재 규정 신설 등이 담긴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초등 의대반 방지법)을 제안했다.

일각에선 2000년 헌법재판소의 과외 금지 위헌 결정을 근거로 들며 선행교육 규제가 교육권 침해란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이날 토론자로 나선 홍민정 법무법인 에셀 변호사는 "당시 위헌 결정 이유는 과외 금지 자체 때문이 아니라 해당 법률이 고액 과외 위험이 없는 과외교습까지 과하게 침해하기 때문이었다"며 "과거에 위헌 결정이 있었다 해도, 지나친 과외교습으로 중대한 사회적 폐단이 우려되면 이를 규제할 입법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육당국은 개정안 적용 시 생길 수 있는 한계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주란 교육부 사교육입시비리대응담당관은 "초등 6학년이 문학 작품 독후감을 쓰는 수업은 선행교육인지, 영재반·사고력반이라 수업 수준이 높을 뿐이라고 한다면 제재가 될지 등 현장에서 선행교육을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지 않다"며 "법 개정에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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