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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포기한 일본 게임 개발팀, 크래프톤이 살린 까닭은

입력
2024.08.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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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폐업 위기 '탱고 게임웍스' 개발진 영입
'하이파이 러시' 후속작 개발도 약속..."창의성에 대한 존중"

탱고 게임웍스의 '하이파이 러시'.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탱고 게임웍스의 '하이파이 러시'.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시장 침체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던 일본의 인기 게임 개발팀이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의 손에서 부활한다.

크래프톤은 12일 '탱고 게임웍스'의 개발 인력을 영입하고 인기 게임 '하이파이 러시'의 후속작을 내놓을 수 있는 지식재산권(IP)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측은 "탱고 게임웍스가 가진 게임 개발을 향한 장인 정신과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성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일본 게임 시장에 대한 첫 투자로 탱고 게임웍스와 손잡았다"고 공개했다.

탱고 게임웍스는 2010년 세워진 일본의 개발사로 미국의 제니맥스 미디어 산하에 있다가 제니맥스가 2021년 MS에 인수되면서 같이 인수됐다. 이후 지난 5월 갑작스러운 폐쇄 소식을 전했다. 올해 들어 MS가 게임업계의 대대적 긴축 흐름 속에서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게임 스튜디오 중 하나인 탱고 게임웍스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MS를 향해 "근시안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회사가 2023년 내놓은 리듬 액션 게임 하이파이 러시가 전문가의 호평과 대중의 인기를 두루 얻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미국 카툰풍의 비주얼과 뛰어난 음악 디자인으로 2023년 '더 게임 어워드'와 올해 게임개발자회의(GDC)에서 최고의 오디오상을 받았다.

크래프톤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영입이 하이파이 러시를 잇는 탱고 게임웍스의 후속작 개발을 지원하기 위함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이파이 러시의 IP도 확보했다. MS 또한 "탱고 게임웍스 개발 인력들이 크래프톤에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투자는 게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인력 감축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나타난 과감한 행보라 더 눈길을 끈다. 크래프톤으로서는 이번 투자로 일본 시장 진출 외에도 그동안 재미를 못 봤던 콘솔(게임전용기기) 시장에 도전할 만한 인기 있는 IP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크래프톤은 해외 유명 개발진을 모아 2022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하며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한국 게임사들 가운데서는 해외의 독립 개발사에 투자해 인수하거나 제품 유통을 맡는 방식의 시도가 늘고 있다. 게임사로서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발생하는 현지화의 부담도 덜고 게임 장르를 다변화할 수 있어 이점이 많다. 넥슨은 2019년 인수한 스웨덴의 엠바크 스튜디오가 지난해 내놓은 1인칭 총격(FPS) 게임 '더 파이널스'가 흥행하면서 재미를 봤다. 엔씨소프트도 최근 FPS를 개발 중인 스웨덴의 '문 로버 게임즈'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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