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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피의자' 이성윤·박은정, 공수처 숙원법안 발의… 이해충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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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직과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두고, 두 의원의 법안 발의가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부당한 감찰을 당했다는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데, 공수처에 유리한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공수처는 피의자 소환조사까지 받은 이 의원 등의 처분을 계속 미루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1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지난달 5일 △공수처 검사 증원(25명 이하→30~50명) △검사 임기 연장(3년→7년)△수사관 증원(40명 이내→50~70명) △수사범위 확대(경무관 이상 경찰관의 모든 범죄를 관할) 등을 골자로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수처의 조직·권한을 크게 키우려는 이 법안에, 박 의원은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두 의원이 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 사건 피의자라는 점. 박 의원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2020년 윤 총장 감찰과 관련해 근거 없이 확보한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박 의원은 채널A 사건 때 검찰이 얻은 윤석열-한동훈(당시 검사장) 통화내역 등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이 의원 측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공수처보다 먼저 이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두 사람을 소환한 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짙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공수처로 해당 혐의 부분을 이첩했다. 공수처법은 '검사의 범죄를 발견한 수사기관은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건 관계자에 대한 조사도 마쳤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자료도 확보된 상태라, 결정만 내리면 바로 기소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주임검사와 담당부서를 수차례 바꾸며 처리를 미루고 있다. 공수처 내부에서까지 야당 성향의 '1기 공수처' 지휘부가 사건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명석 전 공수처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법률신문 기고를 통해 '지휘부가 해당 사건을 뭉개려 했다'는 취지로 폭로했다. "여운국 차장이 수사 경험 없고 어린 검사에게 해당 사건을 배당하도록 했고, 직권남용 성립을 부정하는 판례를 주며 검토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공수처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 수사에서 이 의원(당시 검사장)을 처장 관용차에 태워 불러들여 조사한 후 조서도 남기지 않아 '황제 조사'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사건 처리 지연에 대해 공수처는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보니 늦어졌을 뿐, 고의로 사건 처리를 지연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부서가 △현직 경무관 뇌물 사건 △감사원 뇌물 사건 등에 집중했고, 이후 김명석 전 부장검사 관련 감찰, 두 의원의 총선 출마 등으로 수사 시기를 놓쳤다는 취지다. 이해충돌 지적에 대해서도 "(두 의원의) 개정안이 수사나 사건 처리에 영향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의 수사 지연이 이해충돌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우선권'을 가진 검사 비위 사건의 경우 다른 사건보다 빨리 처리했어야 하고, 인력 부족으로 수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면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신속한 수사와 사건 처리는 형사 체계의 기본"이라며 "사건을 쥐고만 있는 것은 피의자는 물론, 공수처에도 독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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