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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귀환 물 건너갈라… 미국, 휴전 구상 흔드는 이스라엘 강공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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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쟁을 중단하게 하려 애쓰고 있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눈치 안 보는 이스라엘의 강공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11월 대선 전에 인질을 데려오겠다는 구상이 물거품이 될까 봐서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중재국의 함정’이라며 휴전 협상에 의문을 제기한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커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거래를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과 다른 잘못된 것이며, 터무니없고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모트리히 장관 발언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인질들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이스라엘 국가 안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포로가 인질과 교환돼서는 안 되며, 현 단계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항복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과 관련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대부분이 현재 사망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싶다”며 “하마스의 조직화한 군사력은 붕괴됐다. 이스라엘은 이제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 말고는 거의 모든 주요 군사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3개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어 15일 회담을 재개해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촉구했다. 그러자 연정 내 극우 인사인 스모트리히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글을 통해 중재국들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며 “중재국이 강요한 합의는 우리가 흘린 피를 헛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 타결에는 줄줄이 악재다. 이스라엘군은 10일 하마스가 지휘통제소로 사용하는 가자시티 알바타인의 학교 건물을 정밀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 대원들을 겨냥한 공격이었고 정밀 폭격이었던 만큼 공습으로 숨진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대원 19명 외에 민간인 피해가 하마스 당국 주장만큼 클 리 없다는 게 이스라엘 측 주장이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팔레스타인 민방위 당국은 신뢰할 수 있는 사상자 수치를 발표해 왔다”며 사망자가 어린이 11명과 여성 6명을 포함해 총 93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스라엘의 학교 공습으로) 너무 많은 민간인이 죽었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쫓을 권리가 있지만 민간인 사상을 피해야 할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질들을 구출해야 한다. 협상이 필요하고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숀 세이벳 백악관 NSC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반복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또 “너무 많은 민간인이 계속 죽거나 다치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가 타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휴전 및 인질 교환 합의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군의 가자 철수와 하마스의 인질 석방이 차례로 이행되는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에 이를 수용할 것을 종용해 왔다. 대선을 앞두고 집권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반전(反戰) 및 친(親)팔레스타인 지지층 이탈을 차단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도 강화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이달 초 서방 동맹의 도움을 받아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포함된 총 24명의 수감자 교환을 러시아를 상대로 성사시키기도 했다.
최근 이란 수도에서 발생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며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 수위가 전면전 위기까지 고조된 상황에서도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과 인질 교환을 위한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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