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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발 대공황 온다”… 트럼프, 미국 증시 폭락 빌미로 정치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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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를 꺾을 기회를 잡았다. 미 주식시장 폭락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실정론을 던지며 정치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증시가 붕괴하고 있고, 고용 숫자는 끔찍하며, 3차 세계대전을 향해 가는 마당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무능한 지도자 두 명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어 “유권자는 선택할 수 있다. 트럼프의 번영이냐, 2024년판 카멀라의 붕괴와 대공황이냐”라고 반문했다. 이날 2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인 뉴욕 증시 폭락을 정쟁 소재로 삼은 것이다.
글 게재 시간은 오전 8시 12분이었다. 뉴욕 증시 개장 시간(오전 9시 30분)까지 기다리지도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장 직후(9시 45분) 이날 증시를 ‘카멀라 붕괴’로 규정하자, 정오 때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한술 더 떠 ‘2024년 카멀라 대폭락’을 당 공식 표현으로 사용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해리스 부통령을 증시 폭락과 연결시키는 영상을 잽싸게 만들어 SNS에 유통했다. 공화당 여론조사원 미카 로버츠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경제 관련 부정적 뉴스는 그(해리스)의 허니문(기대감에 따른 지지율 상승) 기간을 갑자기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위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호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금껏 경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의제로 여겨 온 트럼프와 공화당이 이번 증시 급락을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 탓에 경제가 나빠졌고 해리스도 책임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할 기회로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X)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간 제공했던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썼다.
실제 여론 지형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울어 있다. 뉴욕타임스는 “상반기 경제 성장이 예상 밖 강세를 띠는 등 통계가 가리키는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경제 침체’를 믿는 미국 유권자가 대다수라는 게 여론조사 결과”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한 스트리밍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또 과시한 뒤 “내가 알기로 그는 해리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경쟁자 깎아내리기를 계속 시도했다.
해리스 캠프의 대응 전략은 경제 낙관론 전파,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폭탄’ 구상 공격이다.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산층 가정에 필요한 건 횡설수설하는 거짓말이 아니라 꾸준한 경제적 관리”라며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계획이 노동자 가구 비용을 연 2,500달러(약 340만 원) 늘리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엄청나게 부추길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호재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날 연방대법원은 그가 사업 기록 위조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1심 선고를 11월 대선 이후로 미뤄 달라는 미주리주(州) 공화당 주정부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선고는 예정대로 다음 달 18일 이뤄지게 됐다. 초접전 구도 속에 예상보다 무거운 형량이 나오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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