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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한 아이 안고 '패닉'에 빠진 엄마에게 나타난 구세주는 누구?

입력
2024.08.06 19:00
수정
2024.08.0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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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 아기, 구토 후 호흡곤란 증세
병원 가던 엄마, 순찰차에 도움 요청
경찰이 응급실 동행하며 위기 모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도로에서 A씨가 급히 차를 세우고 자녀의 등을 두드리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캡처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도로에서 A씨가 급히 차를 세우고 자녀의 등을 두드리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캡처

도로 위에서 위급한 상황에 놓인 아이를 안고 '패닉 상태'에 빠진 엄마를 발견한 경찰이 병원까지 안전하게 바래다준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의 신속한 대처로 아이가 위기를 넘기자, 엄마는 거듭 감사를 표했다.

최근 경찰청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우리 아기 살려주세요" 엄마의 간절한 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흰색 승용차가 비상등을 켜더니 멈춰 섰다. 차에서 여성 운전자가 다급히 내려서는 뒷좌석 문을 열고 안에 있던 아이를 안아 연신 등을 두드렸다. 영상 속 인물은 아이 엄마 A씨였다.

A씨는 이날 생후 300일 된 아이에게 급성 알레르기로 인한 호흡곤란 및 심각한 두드러기 증세가 나타나자 아이를 차에 태우고 황급히 소아과로 향하던 길이었다. 가는 도중 아이가 카시트에서 구토를 했는데 토사물이 기도로 넘어간 탓인지 '캑캑' 소리를 내며 호흡이 곤란한 위급 상황이 벌어졌다.

A씨는 "차를 세우고 아이를 진정시키고 있는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축 늘어지니까 다시 카시트에 태워 운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너무 당황하고 눈물이 나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회상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서대문구 한 도로에서 A씨가 옆을 지나던 지구대 순찰차를 급히 불러 세우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캡처

지난달 15일 서울 서대문구 한 도로에서 A씨가 옆을 지나던 지구대 순찰차를 급히 불러 세우고 있다. 경찰청 유튜브 캡처

A씨가 발만 구르던 찰나, 때마침 충정로지구대 소속 순찰차가 근처를 지나갔다. A씨는 손을 흔들며 순찰차를 불러 세운 뒤 도움을 요청했다. A씨로부터 상황을 들은 경찰관들은 구급차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것 같다고 판단, 모녀를 순찰차에 태워 가까운 소아과로 달렸다.

도착한 소아과에는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았다. 결국 인근 대형병원 응급실까지 데려다줬다. 길을 터준 시민들 덕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경찰관들은 두고 온 A씨 차량도 병원 주차장에 주차했다. 경찰은 병원을 나온 A씨가 자신의 차를 쉽게 잘 찾을 수 있도록 주차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서 공유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경찰의 도움으로 위기 상황을 넘긴 A씨는 서대문경찰서 게시판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자신을 도와준 경찰관들에게 "그날 너무 경황이 없어 감사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려서 죄송하다"며 "낯선 동네에서 어려움을 겪는 초보엄마에게 큰 도움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는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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