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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항소법원 "권도형, 한국 송환해야"

입력
2024.08.02 00:03
수정
2024.08.02 00: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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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송환 결정한 하급심 판결 확정
이변 없다면 한국행 수순 밟을 듯

몬테네그로 경찰이 지난 3월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를 압송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FP 연합뉴스

몬테네그로 경찰이 지난 3월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를 압송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FP 연합뉴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3)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1일(현지시간) 판결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권씨는 한국 송환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에 대해 한국으로의 약식 인도를 허용한 반면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며 "이 결정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이)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항소법원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직권으로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에 비해 순서상 먼저 도착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러한 점 등을 종합해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한 1심 판결은 그 이유가 명확하고 충분하며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부연했다.

앞서 권씨의 한국 송환을 주장하는 몬테네그로 사법부와, 미국 인도를 밀어붙이는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대립하면서 권씨의 거취 판단은 1년 넘게 갈지자를 그렸다. 지난 3월에는 인도국 결정권이 밀로비치 장관에게 주어지면서 미국행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밀로비치 장관이 교체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후임 법무부 장관이 권씨의 한국행에 제동을 걸 수도 있지만, 항소법원이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명시한 만큼 이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긴 채 해당 화폐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된다.

권씨는 해외 도피 행각을 벌이던 중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쓰려다 붙잡혔다. 현지에서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형기를 마치고 지난 3월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된 상태다. 권씨는 줄곧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행 대신 한국 송환을 희망해 왔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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