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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젊은 세대 암 발병률, 이전보다 3배 높아… 암과의 전쟁 퇴보했다"

입력
2024.08.01 15:21
수정
2024.08.01 16:4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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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34종 중 17종, 젊은 세대서 더 많이 발병"
나쁜 식습관·수면 부족·화학물질 노출 등 지목

환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환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젊은 세대의 암 발병률이 이전 세대보다 최대 3배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 생활 양식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표적 현대 질병인 암과의 전투에서 인간이 패퇴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우려했다.

미국 암환자 2000만명 정보 추적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암협회(ACS) 연구진은 이날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가장 흔한 암 34종 중 17종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0~2019년 암 34종을 진단받은 미국 환자 약 2,365만 명 정보를 출생 세대별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 발병률이 가장 높게 조사된 암은 소장암, 갑상선암, 신장암, 신우암, 췌장암이었다. 연구진은 30대 중후반인 1990~95년생 집단의 발병률이 60대 중후반인 1955~60년 집단에 비해 △소장암 3.56배 △갑상선암 3.29배 △신장암·신우암 2.92배 △췌장암 2.61배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경우 동일 세대에서 간암과 담관암(담도암) 발병률도 2.05배 증가했다.

이 밖에 유방암,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 대장암, 위암, 담낭암, 난소암, 고환암, 항문암, 백혈병, 카포시육종 등 총 17개 암이 X세대 및 밀레니얼세대에서 베이비붐세대보다 더 많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는 대략 '1960·70년대 출생', 밀레니얼세대는 '1980·90년대 출생', 베이비붐세대는 '1950·60년대 출생' 세대를 뜻한다.

미국 암환자를 세대별로 분류한 결과, 출생 연도(각 표의 가로축)가 늦을수록에서 암 발병률(세로축)이 높아지는 것(초록색 그래프가 우상향)으로 나타났다. 미국암협회(ACS) 연구진이 지난달 31일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 속 그래프다. 랜싯 제공

미국 암환자를 세대별로 분류한 결과, 출생 연도(각 표의 가로축)가 늦을수록에서 암 발병률(세로축)이 높아지는 것(초록색 그래프가 우상향)으로 나타났다. 미국암협회(ACS) 연구진이 지난달 31일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 속 그래프다. 랜싯 제공


"암과의 전투 수십 년 진전 사라질 수도"

연구진들은 암 발병률을 높인 주범으로 △비만율 증가 △포화지방·붉은색 육류·초가공 식품·항생제 첨가 식품 등 섭취 △수면 부족 △앉아 있는 시간 증가 △오염물질·발암성 화학물질 노출 등을 거론했다. 또한 미국 암 검진은 주로 대장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폐암에 국한돼 시행되고, 젊은 세대는 기타 다른 종류 암 관련 검진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논문 제1저자인 아메딘 제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의료계가 이룬) 진전이 무위가 될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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