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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K스포츠재단, 롯데케미칼에 17억 원 반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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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시발점이었던 K스포츠재단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출연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재차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 김도균)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케미칼을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최근 재단 측 청구를 기각하고 "K스포츠재단은 롯데케미칼에 17억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지난달 14일 판결이 확정됐다.
K스포츠재단은 스포츠문화 토대 마련을 목적으로 2016년 만들어졌지만, 실상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사유 재단이나 다름없었다. 설립 무렵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원을 당부받은 대기업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를 통해 총 288억 원을 출연했고, 롯데케미칼도 17억 원을 기부했다.
재단 측은 2018년 국정농단 관련 1심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강요 혐의가 인정되자 롯데케미칼에 "출연금을 돌려주겠다"고 통지했다. 대통령 강요에 의해 모금한 것으로 법원에서 판단을 받았으니,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기부금을 반환하겠다는 것이어서 롯데케미칼도 승낙했다.
하지만 이듬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강요죄가 무죄 취지로 뒤집히자 재단은 말을 바꿔 "채무는 없는 것이 돼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사익 추구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의 성격을 알지 못한 채 돈을 줬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롯데케미칼 손을 들어줬다. 재단 설립 과정에 범죄가 개입된 사실을 알았더라면 기업이 출연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이유다. 당초 롯데케미칼이 재단의 성격을 순수한 체육재단으로 오해한 데에 기업 측의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단 측은 기업이 청와대와 사전교감 후 기부한 것이므로 '동기의 착오'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착오의 인정을 뒤집기 부족하다"며 "대통령 면담이 있긴 했어도 (결과적으로) 17억 원은 뇌물공여죄로 기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계열사에 출연을 지시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재판 대상인 기부금과는 별도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2019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 청탁을 대가로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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