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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재학생 400명 “학생인권조례 폐지 철회하라”

입력
2024.07.25 14:50
수정
2024.07.2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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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플랫폼 '상상대로'에서 제안
"학생인권조례는 학생 생존에 필수"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14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14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하나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서울시의회에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폐기를 요구했다.

하나고 재학생 412명은 지난 12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 제안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결정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는 생존에 필수적인 조례안”이라며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학생의 자유와 권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침해되었을 뿐 아니라 교칙을 무력화했다고 하지만, 실제 학생들의 생활상을 비춰보았을 때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이후 대체안으로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은 학생 인권을 보장하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학생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차별에 대한 금지와 체벌의 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 및 보충수업의 금지, 두발과 복장의 개성 존중 및 두발 길이 규제의 금지 등 학생인권조례 내용이, 대체안으로 발의된 조례안에서는 전부 삭제되고 극도로 축약됐다”고 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교권과 학생권은 제로섬이 아니다”라며 “무너진 공교육 현실을 바로 세우고 교권을 보완할 조치를 세워야 하는 것이지, 학생인권을 줄이는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진행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학교규칙 실태조사’ 등을 인용해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학생이 자신의 인권을 존중받을 때 교원을 포함한 타인의 인권을 더욱 존중한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조례는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했다.

학생이 성별, 종교, 나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에서 처음 제정된 후 서울 광주 전북 충남 인천 제주까지 7개 시도에 도입됐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으로 교권 강화 요구가 커지자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 주도로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는 지난달 폐지안을 재의결한 뒤 의장 직권으로 공포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이 제기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조례는 본안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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