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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반응에 놀라", MZ 품고 2막 연 가수 김범수 [HI★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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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6년 차 가수 김범수가 숏폼 히트곡 '마라탕후루'를 열창하고 AI 세계관을 본따 만든 영상 속에서 '슈퍼노바'를 부를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김범수의 파격적인 도전이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단언컨데, 지금 김범수는 MZ세대에게 가장 '힙'한 가수 중 한 명이다.
1999년 데뷔 앨범 '어 프로미스(A Promise)'로 데뷔한 김범수는 '약속' '하루' 등으로 대중에게 목소리를 알렸다. 데뷔 당시에도 남다른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국내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로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메가 히트곡 '보고 싶다'였다. 해당 곡은 발매된 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고싶다'는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보고 싶다' 이외에도 '끝사랑' '슬픔 활용법' '나타나' 등 굵직한 히트곡을 남긴 김범수는 현재 국내 가요계에서는 적수를 찾기 어려운 실력파 보컬리스트로 꼽힌다. 하지만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리스너들의 세대 폭을 넓혀야 하는 대중 가수의 직업적 특성상, 김범수에게도 고민은 존재했다. 중장년층부터 90년대 초중반 태어난 리스너들에게는 여전히 김범수가 '보컬의 신'이자 리빙 레전드로 손꼽히지만 최근 가요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에게 26년 차 가수 김범수는 '힙'하고 '트렌디'한 느낌과는 사뭇 동떨어진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는 데에서 오는 고민이었다.
실제로 김범수는 올해 초 진행한 인터뷰에서 "또래 동료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것"이라는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 "정답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한 그는 "지금 우리가 마치 주류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해야할 일이 있으니 내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많이 한다. 계속해서 제가 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고 대중들에게도 알려드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러한 고민 속 김범수는 뜻밖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MZ세대를 정면으로 공략한 유튜브 콘텐츠 'MZ음악회'를 통해서다. 'MZ음악회'는 1979년생인 김범수가 절친인 1978년생 기타리스트 허석·1980년생 피아니스트 양태경(세 사람은 일명 '재능 낭비 부라더스'로 불린다.)과 함께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히트곡들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MZ음악회'의 기획 배경에 대해 김범수는 본지에 "MZ로만 구성된 제작진들과의 만남이 기획의 시작이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저를 알게 됐다는 제작진들이 '이제 '나가수'를 뛰어넘는 김범수의 대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라며 가져온 것이 'MZ 음악회'의 기획안이었다. '믿고 듣는 가수 김범수의 보컬로 최근 가장 유행하는 MZ 음악들을 새롭게 불러달라'는 내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범수는 "사실 처음 기획은 '가볍게 숏폼의 음악을 살짝 불러달라'는 구상이었지만, 저의 완벽주의적 성향과 직업병이 합쳐지면서 몇 시간에 걸친 편곡이 이뤄졌다. 처음엔 제작진을 조금 원망했지만 어느새 저희 스스로 메트로놈을 켜고 가상 악기를 깔고, 더블링을 끊임 없이 쌓고 있더라. MZ 제작진들 덕분에 오랜만에 목표 없이 재미있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요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명 X세대로 구분되는 두 사람이 서이브의 '마라탕후루', 에스파의 '슈퍼노바' 등 MZ세대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유행 중인 음악을 듣고 문화 충격을 받고, 이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커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MZ세대에게 신선한 웃음 포인트가 됐다. 압도적인 보컬 실력과 소울풀한 창법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범수가 자신의 보컬적 재능을 MZ 유행곡에 녹여내며 '보컬 차력쇼'를 펼친다는 점도 놀라움과 웃음을 함께 자아냈다. 그리고 이는 곧 새로운 재미와 '밈'에 열광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MZ음악회'를 통해 선보인 김범수의 '마라탕후루' 커버 유튜브 쇼츠 영상 조회수는 무려 597만 회에 달한다. 함께 공개된 '마라탕후루' 편의 다른 쇼츠들도 3~400만 회를 가뿐히 웃도는 엄청난 조회수를 자랑한다. 이는 앞서 김범수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다른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단연 압도적인 조회수다. 이후 김범수가 안신애와 선보인 '슈퍼노바' 커버 역시 조회수 60만 회를 넘어서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범수를 향한 MZ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성과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김범수는 "이 정도까지 뜨거운 반응을 보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첫 촬영 당시 제작진들은 '마라탕후루'의 편곡 완성본을 듣고 확신을 내비쳤으나, 정작 김범수는 1화 만에 해당 콘텐츠가 끝날 거라고 예상했다는 것이다. 그는 "유행하는 음원과 관련된 콘텐츠라 기대도 있었지만 그만큼 어떻게 음악이 나올지 짐작이 되지 않아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너무 큰 반응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크다. 사실 지금의 화제성이나 반응들이 당황스럽고 스스로 잘 체감되진 않는다"라며 얼떨떨한 반응을 전했다.
'MZ음악회'가 공개된 뒤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받으면서 비로소 반응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김범수는 "요즘 세대들과 소통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MZ음악회'를 통해 한층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작업에 대중분들이 의미를 실어주셨다는 점이 특히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동안에는 재능 낭비 부라더스(김범수 허석 양태경)와 즐겁게, 열심히 해보겠다"라는 소회를 덧붙였다.
김범수의 'MZ음악회'를 향한 MZ세대의 뜨거운 관심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성과적 측면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콘텐츠는 이제 갓 출발선을 나선 바, 이는 곧 김범수가 세대의 벽을 허물고 대중 가수로서 또 한 번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컬리스트로서 한계를 두지 않은 파격적인 도전이 대중 가수로서 젊은 리스너들과의 간극을 좁혀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범수 역시 "예상치 못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지기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재미있고 새롭게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앞으로 'MZ음악회'가 MZ세대에게는 옛 노래를 소개하고, X세대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음원을 알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거창해 보일 수 있으나 '세대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라고 앞으로 콘텐츠를 통해 이어갈 세대 공감형 소통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MZ를 품으며 데뷔 25주년에 스스로 새 분기점을 맞이한 그의 대범함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김범수가 들려주는 음악을 즐겁게 즐기며 그가 이어갈 행보를 함께 지켜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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