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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주범' C형 간염, 내년부터 국가건강검진 포함… 치료제로 98% 이상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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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간암 등을 일으키는 C형 간염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3일 열린 국가건강검진위원회에서 내년부터 C형 간염 검진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C형 간염 검진은 56세 때(2025년에는 1969년생) 1회만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행 B형 간염 국가건강검진(40세)과 같은 방식이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처럼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이전에는 수혈로 주로 감염됐지만 1991년부터 헌혈 혈액에 대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선별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수혈로 인한 감염은 크게 줄었다.
반면 정맥 주사 약물 남용·주사침 찔림 손상·침술·문신 등 오염 혈액에 노출된 경우가 절반을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400만 명이 감염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아시아 지역 환자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 C형 간염은 수직 감염으로 주로 전파되는 B형 간염과 달리 성인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처음 바이러스에 노출된다. 이 경우 바이러스가 85%까지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만성 C형 간염으로 악화한다.
문제는 C형 간염 환자의 70~80%가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복수·황달·간 종괴 등이 나타나면 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혈액 전파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다행히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나와 있다.
무증상 감염 환자(과거 명칭 ‘보균자’)가 대부분(70~80%)인 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C형 간염에 감염됐다면 추가로 유전자형 검사를 실시한다. 1~6형 6가지가 있기에 정밀 유전자형 검사로 어떤 바이러스인지 구분해야 한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나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
검사법이 복잡한 대신 한 번 정확한 유전자형을 밝혀내면 치료제로 거의 완치할 수 있다. 먹는 ‘항바이러스 치료제(Direct-acting Antiviral Agents·DAA)’로 고칠 수 있는데, 건강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다. 치료 기간은 8주 정도 걸리고, 완치율은 98% 이상이다. 과거에는 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밖에 없었지만 그마저도 치료 기간 48주에 완치율도 60%에 불과했다.
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변·간암으로 악화하기에 조기 진단·치료가 필수적이다. 장은선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을 완치하면 간경화도 점점 좋아지고, 간암 발생 위험도 90% 정도 줄어든다”고 했다.
다만 C형 간염이 완치된 뒤에도 안심하면 안 된다. 간경변·간암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치료 후에도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 어디에서 다시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경우는 B·C형 간염 바이러스 양성이지만 증상이 없고 간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을 때”라며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와 있고, 여러 진단법으로 증상, 간 수치에 상관없이 정기 진료로 간경변 진행과 간암 발생 예방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권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라도 정기 검진과 진료를 통해 잘 관리하면 중증 간암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포함으로 간경변·간암 고위험군 환자의 조기 관리와 중증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간학회(이사장 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한 번만 시행해도 검사하지 않는 것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C형 간염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대상성 간경변(초기 간경화·50%), 비대상성 간경변(중증 간경화·48%), 간세포암(49%), 간이식(43%),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49%) 등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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