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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국회 파행... 말 폭탄 쏟아내며 '채 상병 특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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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다시 충돌했다. 2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간" 발언으로 대립이 격화되더니 3일에는 검사 4명 탄핵소추를 놓고 몽둥이, 쥐약, 쿠데타라는 험한 말을 쏟아냈다. 민주당이 국회 대정부질문을 건너뛰고 '채 상병 특검법'을 밀어붙이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막아섰다. 22대 국회 초반부터 폭주와 반발이 난무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서로 밀리지 않겠다는 결기만 남아 국회 파행을 자초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야당 의원님들, 지금의 국회가 의원님들께서 다짐했던 의정활동 모습이 맞습니까.”
채 상병 특검법이 3일 본회의에 상정되자 단상에 오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네”라고 답했다. 배 의원이 다시 “국민께 22대 국회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씀할 수 있으십니까”라고 되묻자 민주당 의원들은 더 큰 목소리로 웃으며 “네”라고 외쳤다. 조롱이었다.
국회는 4일까지 대정부질문을 예고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법에 묻혔다. 야당은 나홀로 질주했고, 의석에서 밀리는 여당은 법안 처리를 늦추려 2년 만에 필리버스터에 나서며 여론전을 폈다.
전날 대정부질문은 중단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자극하면서다. 이날도 여야는 파행의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정부질문에 참석할지 여부는 본회의 전까지 김 의원의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여파로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민주당이 2일 처리한 검사 4명 탄핵소추안이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은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드는 적반하장"이라고 질타했다. 추 원내대표는 “오로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구하기 위해 국회의 존재를 스스로 파괴했다”며 "즉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의 '정신 나간'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에 “사과는 억지부리며 국회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이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쥐약 먹은 놈들’이라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도 제명하라”고 역공에 나섰다. 과거 윤 대통령이 입당하기 전 “쥐약 먹은 놈들”이라고 국민의힘을 깎아내린 것을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이 언급되자 대통령실이 발끈하며 가세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은 반문명적 헌정파괴 시도와 전대미문의 입법 폭력 쿠데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검사 4명 탄핵에 대해 “수사권을 민주당에 달라는 것이냐”고 반응하는 데 그친 전날과 비교하면 한층 격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어렵사리 본회의가 열렸다. 국민의힘은 당사자인 김병주 의원 대신 박찬대 직무대행의 ‘대리 사과’를 받아주기로 했다. 하지만 파행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예정된 국회 대정부질문보다 채 상병 특검법을 먼저 다루는 것으로 의사일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추 원내대표는 "의장께서 민주당 요구를 또 전폭 수용했다"며 "대정부질문이 있는 날에 법안 처리 안건을 상정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비판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어제 해야 할 숙제를 오늘 한 것”이라며 “대정부질문 도중 또다시 산회될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우선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말했다.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다. 거대 야당 의석을 감안하면 4일 오후에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채 상병 특검법 표결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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