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ㅇㅇ님이 행운의 2달러를 선물했어요"

카카오뱅크, '달러박스' 서비스 출시
환전수수료 무료... '달러 선물' 기능
'트래블월렛' 제휴, 70개국 출금·결제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SO)가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외환 서비스인 '달러박스'의 주요 기능과 향후 계획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모바일 환전 지갑 방식의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를 출시했다. 환전과 출금·결제를 넘어 선물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일상 속에서 달러가 자유롭게 쓰이는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카카오뱅크가 25일 선보인 달러박스는 미 달러화를 보유할 수 있는 모바일 지갑으로,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를 가진 19세 이상 고객이라면 1인당 1개씩 만들 수 있다. 최대 보유 한도는 1만 달러이고, 일 최대 입금액과 출금액은 각각 5,000달러와 1만 달러까지다. 달러를 채우거나 원화로 빼낼 때 수수료는 없으며, 전국 5곳의 신한은행 외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달러화로 출금할 때 역시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여타 통화를 배제하고 '달러'에만 집중했다는 점이 기존 서비스와 가장 다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거주자외화예금 잔액 중 달러 비중이 81%에 달할 정도로 보편적이면서 안전자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한다. 오보현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SO)는 "환전에서 달러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필수적"이라며 "다른 통화에 대한 확대는 당장 중요하게 검토하지 않고 있고, 달러를 한국 돈처럼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의 일상적 사용을 위해 '선물' 기능에 특히 힘을 줬다. 지인이 여행을 떠나거나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달러박스 내에서 간단한 메시지 카드를 골라 하루 최대 500달러, 한 달 최대 5,000달러까지 선물을 발송할 수 있다. 수신인은 카카오톡 메시지 창의 버튼을 클릭해 달러박스로 받을 수 있고, 받지 않은 채 30일이 지나면 자동 환불된다.

여행 등 특별한 날에는 '트래블월렛'을 통해 모아 둔 달러를 쓰면 된다. 달러박스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다른 외화 종류를 선택해 환전한 뒤 '트래블월렛카드'로 전 세계 70개국에서 자유롭게 결제 또는 출금할 수 있다. 수수료는 연말까지 면제된다. 카카오뱅크 단독으로 금융권 트래블 전쟁에 뛰어드는 대신 외화 충전·결제시장에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핀테크 기업과 협업을 택했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 고객군을 청소년까지 확대하고, 주력 상품인 모임통장·26주적금 등과 연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트래블월렛을 시작으로 국내외 제휴사와 손잡고 출금과 쇼핑, 해외 서비스 등 기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외주식 투자와 연계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오 SO는 "아직 검토할 게 많지만 미국 주식과 제휴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면서 "새로운 외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제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