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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김정은 '위험한 만남'...한국은 중국을 만나 '견제구'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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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18일, 한국과 중국은 9년 만에 고위급 외교안보대화를 서울에서 가졌다. 대화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이 오갔으며, 특히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또한 양자 관계와 동북아의 안정적 정세 관리를 위한 외교안보대화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을 대표로 한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을 수석대표로 한 중국과 외교안보대화를 가졌다. 지난달 26일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별도 회담을 열고, 외교부 차관급과 국방부 국장급이 참석하는 '2+2' 대화를 열기로 함에 따라 열린 대화 자리였다.
회의는 4시간 대화 끝에 마무리됐다. 현 동북아·국제 정세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입장까지 광범위한 주제로 의견이 교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동안 이뤄지지 못했던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복원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별도의 합의를 추진하는 성격의 회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이뤄진 푸틴 대통령의 방북 문제가 논의됐다. 우리 대표단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북러간 불법적 군사협력의 강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측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중국 측은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는 중국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1월 방북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쑨 부부장은 '북한과 러시아 군사 밀착의 책임은 냉전적 사고를 추구하는 미국에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중국으로선 자국의 '핵심이익'으로 불리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 측 입장을 재확인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회의는 특히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맞물려 이목을 끌었다. 러시아로부터 푸틴 대통령의 방북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을 중국이 일정 변경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궁금증도 컸다. 중국이 내심 '북중러 대 한미일' 대결구도가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레 제기된 이유다.
그러나 중국 측은 "우연의 일치"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왕이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0일 러시아에서 브릭스(BRICs) 외무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나 회담했다. 회의에 수석대표단으로 참석한 쑨웨이둥 부부장은 당시 회담에 배석한 인사다.
그럼에도 중국이 국제 제재를 위반하며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필요 이상의 밀착을 경계하고 있다는 평가는 적지 않다. 북러 군사밀착으로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가 약해지고, 한미일 안보협력 수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중국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달 4년 5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에 나선 것도 이처럼 미국 주도의 소·다자협력체가 영향력을 확대하도록 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결국 이번 외교안보대화도 한중 간 위기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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