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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국회... 뺑뺑이 도는 공직자는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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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야당이 소집한 상임위원회와 이에 맞선 집권 여당의 특별위원회라는 초유의 '한 지붕 두 국회'로 진행되면서 공직 사회가 난처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단 국정 운영의 공동축인 여당이 만든 특위에 참석하고 있지만, 입법권을 쥔 야당이 소집한 국회 상임위를 마냥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차관 등 고위 관료의 상임위 불출석을 대비해 민주당은 '국회 기능의 실질화'를 명분 삼아 청문회 개최와 동행명령권을 발부하는 압박까지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그제 법제사법위 전체회의를 열고 14일 법무부 등 6개 기관의 업무보고 일정과 함께 국무위원·정부위원 출석을 요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불출석과 관련해 "국회법 절차에 어긋난다"며 "(업무보고 등 불출석 시) 거기에 따른 책임도 나중에 묻겠다"고 경고했다. 어제 업무보고 일정과 국무위원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한 국토교통위원회와 보건복지위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장·차관의 불참 시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야당 주도의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민생 현안을 다루기 위해 15개의 당내 특위를 만들었다. 장·차관 등을 불러 그제 4개 특위를, 어제는 에너지특위를 개최했다. 그러나 당 특위는 당정 합의에 의한 시행령은 가능하지만 입법 권한이 없어 그 한계가 명확하다. 정부 관료들은 현안 브리핑을 위해 매일 열리는 여당 의원총회까지 참석하고 있다. 그제 재난안전특위에선 회의에 참석한 행정안전부 자연재난대응국장이 전북 부안 지진 발생으로 곧바로 현장으로 떠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집권 여당은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거대 야당은 장·차관 출석을 고리로 정부를 견제하면서 그 틈에 낀 공직 사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한다면 같은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여야가 주도하는 회의에 번갈아 참석해야 하는 행정력 낭비가 불 보듯 뻔하다. 정쟁에 매몰된 국회는 고물가, 100일을 훌쩍 넘긴 의정갈등 등 민생 현안 해결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생 우선'을 약속했던 여야는 공직 사회에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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