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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 성장에 내연기관 차량 웃는다? "유럽, '기후 신중 모드' 취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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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9일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한 것과 관련해 "향후 유럽이 기후·환경 분야에서 '신중 모드'를 취할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한국 정부로부터 나왔다.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담은 '그린 딜' 정책을 추진해 온 유럽국민당(EPP)이 향후 5년간 유럽연합(EU)에서도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지만, 기후·환경 의제의 우선순위가 낮은 극우 영향력이 커진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뜻이다.
유정현 주벨기에·EU대사는 11일(현지 시간) 진행한 특파원 화상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유럽 경제 둔화 및 불확실성 증가, 난민 유입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 고조 등의 이유로 우파 정치그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의석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강경 우파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과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각각 73석, 58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12일 잠정 집계 기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선전하면서 5년 전에 비해 의석을 늘린 것이다.
한국 대사관은 이러한 정치 지형 변화가 EU 기후·환경 정책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유럽 우파 정치그룹은 친(親)기업 성향이 강한 만큼 관련 규제에 대한 기업 고충과 불만을 EU 내에서 설득할 가능성이 크고, 입법 과정에서 합의 도출도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다. 간담회에 배석한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EU 지도부에서 추진하려다 차기 지도부로 공을 넘긴 '화학물질 규제법'(화학물질 등록·평가·승인·제한에 관한 규정, REACH) 등을 특정하며 "논의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6년 시행을 앞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입법 절차가 완료된 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독일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약진이 뚜렷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 판매 중단' 관련 입법 과정에서 (자동차산업 강국인) 독일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컸는데, 이번 선거에서 독일의 우클릭 경향이 강해진 만큼 이 법을 재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AfD는 독일에 할당된 의석 96석 중 15석을 확보하며 독일 전체 정당 중 2위에 올랐다. 독일 연립정부를 꾸린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을 모두 제친 결과였다.
EU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유 대사는 "보수적 색채가 강화되면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EU는 한국, 일본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협력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만큼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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