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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수백명 대가로 4명 구출… "앞으론 이조차 안 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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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벌인 인질 구출 작전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평가는 냉정하다. 민간인 수백 명을 희생시키는 대가를 치른 데다 향후 같은 방식의 작전이 통할지도 미지수여서다.
당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지속 명분 확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것처럼 보여도, 결국 다시 국내외 휴전 압박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250여 명 가운데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은 약 120명 수준이다. 이들 가운데 공식적으로 사망이 확인된 것만 40여 명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약 80명이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80명가량을 모두 지금까지 했던 방식의 군사작전으로 데려오기에는 위험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민간인 피해가 막대하다. 민간인을 방패로 삼는 게 하마스 전술의 기본인 탓이다.
전날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벌인 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274명이 사망하고 약 700명이 다친 것이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압박에 놓이게 된 것은 물론, 이스라엘 대테러 부대 야맘의 지휘관이 사망하는 등 자국군 장병의 희생도 감수해야 했다.
반대로 성과는 크지 않다. 8개월가량 이어진 전쟁에서 인질을 데려오라는 국내 여론의 압박 속에 이스라엘이 벌인 인질 구출 작전은 이번까지 세 차례다. 이를 통해 구해온 인질 숫자는 단 7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향후 대규모 군사작전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이 이번 구출 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미국, 영국의 정보 지원을 받아 인질들이 억류된 민간 아파트를 특정해낸 덕이 크다. 하지만 이는 하마스가 남은 인질들을 데리고 악명 높은 가자지구 땅굴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고 NYT는 분석했다. 땅굴 속으로 무작정 대규모 구출 병력을 밀어 넣었다간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하마스를 궁지로 몰아 넣었음에도 남겨진 인질들의 안전은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가 처한 딜레마다. 하마스 알 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구출 작전 후 성명에서 "이 작전은 적의 포로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며, 그들의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작전 성공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질 가족들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휴전 협상에 나서라고 계속 압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군사작전의 한계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작전 당일인 8일 기자들에게 "모든 인질을 구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조건이 항상 맞아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유명 칼럼니스트 나훔 바르네아는 현지 매체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에 "(구출 작전만으로는)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이 직면한 단 하나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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