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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채 상병 사건 '혐의자 8명→2명' 과정 샅샅이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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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방부의 재조사 과정을 샅샅이 재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핵심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결론을 뒤집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6명을 혐의자에서 뺀 결론을 낸 과정이다. 공수처는 ①기록 이첩 보류 ②경찰 이첩 자료 회수 과정 ③재조사에서 혐의자 축소 과정에 대해 꼼꼼히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대통령실 등 '윗선'의 부당한 지시나 압박이 있었는지 살필 전망이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전날 김모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지난해 8월 9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경찰에서 일주일 전 회수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11일간 재조사 끝에 결론을 낸 실무급 책임자다. 공수처는 김 전 단장을 상대로 재조사 과정과 최종 결론의 근거 등을 소상히 캐물었다고 한다.
조사본부 수사단의 '재검토 결과보고 문건'에선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을 처벌 대상으로 본 해병대 수사단 결론과 달리 대대장 2명만 처벌 대상으로 지목했다. 임 전 사단장 등 4명은 경찰에 수사의뢰만 했다. 안전관리 소홀 등의 단서가 되는 정황이 식별됐으나, 일부 진술이 상반되는 등 현재 사건기록만으론 혐의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만 봐선 판단이 어렵다고 본 셈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해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서도 "해병대 수사단이 '정말 그런(수중 수색 강행) 지시를 내렸는지' 직접 조사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공수처는 판단이 크게 바뀐 과정에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살피고 있다. 지난해 8월 9일 국방부 수사단이 재검토 지시를 받은 날, 법무관리관실로부터 전달받은 '채 상병 사건 조사 결과 검토 자료'도 의심스럽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결재한 이 문건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의 적용 범위에 대해 7건의 사례가 담겼는데, 이 중 6건은 과실이 불인정된 경우였다. 해당 자료가 직접적 혐의가 인정되는 이들만 혐의자로 분류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수처는 그간 확인한 사건의 큰 얼개를 토대로 모든 의사결정 과정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국방부 유 법무관리관과 박경훈 전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과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 이모 공보정훈실장 등 조사로 큰 그림은 그렸다는 것이 법조계 평가다.
공수처는 국방부 내부에서 최종 경찰에 이첩한 결론이 나기까지 과정을 조사한 뒤 마지막으로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조만간 국방부 신범철 전 차관과 박진희 전 장관 군사보좌관, 그리고 이 전 장관 등을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 사건 관계자들의 조사가 모두 끝나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군 관계자들과 소통한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다음 수순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계속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수처로선 수사의 허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놓치는 부분 없이 촘촘히 수사하려 할 것"이라며 "외부의 압박에 밀려 '외압' 부분에만 집중하면 수사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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