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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잡히는 미국 인플레이션, 바이든 재선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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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체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방해하고 있다. 고물가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마저 기약 없이 미뤄지며 민주당 지지 기반인 서민의 이자 부담까지 가중되는 모습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과 함께 지난 2~6일 미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12일(현지시간) 공개하며 “인플레이션 탓에 바이든 대통령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가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대선까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경기와 고용 시장에 호황을 가져온 바이든 대통령의 공로를 무시하고 비싼 휘발유나 식품 가격 책임만 묻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싼 물가를 최대 재정적 스트레스 세 개 중 하나로 꼽은 응답자가 80%나 됐다. 지난달 79%에서 비율이 소폭 상승했다. 이어 소득 수준과 임대료를 각각 49%와 32%가 지목했다. 둘 다 45%와 27%였던 지난달보다 비율이 늘었다. 물건값이 여전히 비싼데 수입은 따라가지 못하고, 주거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현재 미국인의 형편이라는 뜻이다.
현직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탐탁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이 지난달 55%에서 58%로 늘었고, 바이든 대통령 정책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47%에서 49%로 올랐다. 그의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이는 32%에서 28%로 줄었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계속 밀린다. 경제를 맡기기에 누가 더 믿을 만하냐는 질문에 4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5%가 바이든 대통령을 골랐다. 현 대통령이 답보하는 한 달 새 전 대통령이 2%포인트를 더 얻어 차이가 확대됐다. 경제는 최우선 투표 기준이다. 대통령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세 가지를 골라 보라는 질문에 55%가 경제를 포함시켰다. 2위인 이민 및 국경 안보(35%)에 비해 꽤 차이 나는 1위다.
고통은 고물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3%대인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힘들다. 대출이 있는 중·저소득층의 경우 비싼 이자를 계속 물어야 한다.
연준의 ‘믿는 구석’은 주택 임대료였다. 물가지수 집계 방식상 임대료가 떨어져도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신규 임대료 상승률이 상당히 둔화한 만큼 기다리기만 하면 인플레이션을 잡고 금리도 내릴 수 있으리라는 게 연준의 믿음이었다.
그러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 탓에 주택을 사지 않고 기존 계약을 갱신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다”며 “신규 임대 계약이 물가 지표에 반영되는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설상가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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