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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휴전안 대답은 일단 "부정적"… 또 물먹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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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전안 응답 시한이었던 1일(현지시간) 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돌아온 답은 '휴전안 거부'였다. 어느 때보다 타결 기대가 컸던 새 휴전안도 결국 좌초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진격 의사를 다시금 강조했다. 하마스엔 휴전을, 이스라엘엔 라파 공격 반대를 강조해 온 미국은 거듭 물을 먹게 생겼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레바논 알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협상 문서(휴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공보실도 이날 "이스라엘이 제안한 현재의 휴전안에 변화가 없다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협상은 이어갈 뜻을 밝혔다. 공보실은 "부정적이라는 것이 협상이 멈췄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오락가락하는 사안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이 한발 물러서 어느 때보다 타결 기대가 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요구를 줄이고 합의안에 "'지속 가능한 평온'을 회복한다"는 표현을 담아 하마스 측 '영구 종전' 요구도 어느 정도 반영했다.
그러나 결국 하마스는 휴전안을 거부하고 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한 아랍 외교관을 인용해 "하마스의 반대는 그 제안이 전쟁 종식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도 불신을 부채질했을 수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전쟁을 지지하는 인질 가족을 만나 "(휴전) 협상이 타결되든 무산되든,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얻기 위해 라파에 진격해 하마스 부대를 모두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함단 대변인은 이날 알마나르TV에서 "적이 라파 작전을 감행한다면 휴전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도 하마스가 영구 휴전과 라파 유혈 사태 방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일 속이 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마스를 겨냥해 "지연도, 변명도 안 된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며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고,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뒤 "미국의 분명한 입장(라파 진격 반대)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휴전안을 거절했고, 이스라엘은 라파 진격을 강조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 앞에서 "우리는 휴전 합의에도 관심이 있지만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라파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와 외교적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휴전 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동안 가자지구는 여전히 구호품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미국의 압박 끝에 가자지구 북부로 통하는 에레즈 검문소를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열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여전히 구호를 방해 중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검문소의 거부 및 지연으로 가자 전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 여러 제약이 있다"며 지난 4월 가자지구로 향한 인도적 지원의 약 29%는 방해받거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구호 인력이 공격받는 일도 있었다. 로이터는 요르단 외무부를 인용해 "이날 식량과 밀가루 등을 운반하던 요르단 구호품 호송대가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공격받은 차량 두 대에서 구호품 화물이 일부 쏟아졌지만, 차량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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