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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엑시엄 합작사 브랙스 "국제우주정거장 대체용 모듈 개발 기업 공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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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하기 위한 새 모듈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국내 기업을 공모를 통해 찾을 겁니다. ISS에 한국 기술을 적용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야죠."
토종 제약사 보령이 미국 우주기업 엑시엄 스페이스와 함께 설립한 '브랙스 스페이스'의 임동주(34) 대표가 앞으로의 우주사업 계획을 밝혔다. 올 1월 브랙스 출범 이후 임 대표가 공식 인터뷰에 나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밝힌 건 처음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브랙스 스페이스 본사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임 대표는 "국제협력도 중요하지만, 우주산업에선 자국 기술 확보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며 "10년 내에 ISS에 한국 기술을 진입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 대표와의 인연으로 브랙스에 기술 조언을 하고 있는 최기혁(64)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인터뷰에 동석했다.
2030년 퇴역을 앞둔 ISS를 대체할 새 민간 우주정거장을 준비 중인 엑시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독점적 ISS 사용권한을 부여받았다. 엑시엄은 기존 ISS에 새로운 모듈(국적이나 기능 등에 따라 구분된 공간)들을 만들어 부착하는 방식으로 새 우주정거장을 완성할 계획이다. 브랙스는 바로 이 모듈 제작에 한국 기술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신규 모듈에 들어갈 생명 유지 장치, 항로 엔지니어링, 철근 구조 부품, 우주복 소재 등의 기술에 강점을 보이는 한국 기업을 공모를 통해 찾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다음달 27일 문을 열 우주항공청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설립준비단의 국제협력분과 위원이기도 하다.
브랙스는 또 현재 미국이 ISS에서 하는 연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주인 장기체류 연구를 이어받아 사업화할 계획이다. 임 대표와 최 연구원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 연구원은 "한번 탐사 나가는 데 걸리는 기간이 달은 수개월, 화성은 3년으로 길기 때문에 사람이 우주에서 이 기간 동안 건강하게 머물 수 있게 돕는 연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에서 오래 머물면 뼈나 근육이 손실되거나, 심혈관질환 혹은 불면증까지 나타날 우려가 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심우주 탐사나 지구 밖 거주는 요원하다. 최 연구원은 "우주의학을 발전시키면 무중력,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신약과 인공장기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산업적으로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우주청이 중심이 돼 중·장기적으로 우주인을 양성해야 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임 대표에 따르면 엑시엄은 매년 8명 안팎의 우주인을 ISS에 보낸다. "터키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ISS 건설에 참여하지 않은 나라에서도 보냈다. 우리 우주인도 국제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청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임 대표는 말했다. 한국 첫 우주인 선발을 이끌었던 최 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 우주인(스페이스 크루)을 하나의 직업군으로 키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우주사업 진출 선언 이후 보령은 많은 우려와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우주항공청에 대한 관심 덕인지 임 대표는 요즘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고 했다. "우주산업이 꽃필 때 필요할 기술들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 투자하려는 보령을 시장에서 이해해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조지아공대를 졸업하고 투자컨설팅 업계에서 일하다 우주사업을 위해 2021년 보령에 합류한 임 대표는 "다른 관점의 회사를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연구원은 "공공에서 생각 못하는 시도를 하는 게 산업체의 힘"이라며 "제2, 제3의 보령 같은 회사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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