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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중 행보... ‘이란 문제’ 미국 권고 들어도, ‘팔 공격’은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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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對)이란 문제에선 미국의 조언을 수용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관련 사안은 우리 뜻대로 밀어붙이겠다.’
최근 중동 분쟁의 핵심 당사국인 이스라엘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란 재보복 공습에선 최우방 미국의 ‘자제 권고’가 통했다고 볼 법한 정황이 잇따라 공개되는 반면, 가자지구·서안지구에서는 정반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을 겨냥해선 강공 일변도 노선을 고수하고 있으며,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는 미국의 ‘입김’도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19일 이란 본토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더 광범위한 재보복 공습을 계획했으나 확전을 피해야 한다는 미국 등 동맹들의 압박으로 규모가 축소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을 비롯, 이란 전역의 군사 목표물 여러 곳을 타격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의 만류 탓에 ‘제한적 공격’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 전언이다.
이 같은 전환의 결정적 계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설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IDF)의 주시리아 이란영사관 폭격(1일·이란인 7명 사망)에 대한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습(13, 14일)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성공적 방어였다. 더 이상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 주장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수용한 셈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란 측 피해를 너무 키우지 않기 위해 첫 번째 미사일의 목표물 타격 확인 후, 두 번째 미사일은 일부러 자폭시켰다는 이스라엘 관리의 발언도 나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는 이스라엘의 ‘독불장군’ 태도가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권 탄압 의혹이 있는 IDF 부대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제재 검토 소식에 반발했던 이스라엘은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도 아랑곳없이 조만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상전을 본격화할 태세다. NYT는 “라파 침공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마찰 지점이 됐다”고 짚었다.
특히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병원에서 시신 약 300구를 집단 매장한 무덤이 발견되면서 이스라엘 비난 여론은 증폭되고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22일 “나세르 의료단지 안뜰에서 지금까지 총 283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일부는 손과 발이 묶인 채였고, 즉결 처형 흔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IDF 정보 책임자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사전 저지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해 이스라엘 내부 변화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아하론 할리바 IDF 정보국장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권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사의를 밝혔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사임을 권유한) 힌트이자 초대장을 건넨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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