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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위'에 있는 '윤석열 친구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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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으로 외교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정재호 주(駐)중국대사의 독단적 태도가 도를 넘고 있다.
주중대사관은 정 대사의 갑질 의혹 관련 보도가 이어진 지난 16일과 18일 2건의 '갑질 논란 보도에 대한 입장' 자료를 냈다. 해당 자료에서 대사관은 신고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언론 보도에 대해 "편향적이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보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방적 주장에 기초한 보도는 '국익'을 위해 매진하는 대사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정 대사 갑질 의혹을 보도하면서 의혹 제기 당사자의 주장을 싣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대다수 언론은 정 대사 측의 해명과 반론도 함께 전했다. 그런데도 대사관 입장 자료는 어떤 부분이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는지 실질적인 해명은 피하고 그저 자신에게 불리해 보이는 내용은 국익을 해치는 보도로 깎아 내린 '편향적 반박' 그 자체였다.
특히 정 대사 개인의 입장이 아닌 대사관, 즉 정부 차원의 입장문을 낸 점도 의문이 든다. 감찰 조사를 받는 피조사인 개인 신분으로 반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사관 직원이 갑질 의혹 신고를 절차에 따라 할 수 있듯 신고당한 정 대사도 해명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그는 정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신고자 주장을 '허위'로 못 박았다. 심지어 외교부가 베이징 현지에서 자신을 대상으로 감찰 조사에 나서는 와중에 이런 자료를 냈다. 갑질 진위에 대한 본부 차원의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대사는 결론을 내고, 대사관은 공표를 한 셈이다. 마치 대사 본인은 어떤 조사 결과가 나올지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말이다. 이 정도면 상급자가 외교부 장관인지, 정 대사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연례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정 대사는 22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발언은 논란을 야기한 피조사자가 할 법한 수준은 아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동창인 정 대사에겐 가뜩이나 '대통령 친구'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외교부가 윤 대통령 친구를 조사? 언감생심"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언행을 조심해도 모자랄 판에 조사 당국에 '신고자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식의 압박성 '가이드라인'을 던진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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