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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인근, 관저 아니라 집회 가능"... 대법 첫 판단

입력
2024.04.12 21:31
수정
2024.04.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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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에 집무실 포함하면 집회 자유 제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 등이 지난달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공동대표 등이 지난달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가 아니므로 인근 지역 집회가 허용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서울 용산경찰서를 상대로 낸 집회금지 통고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12일 심리불속행 기각해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촛불행동은 2022년 5월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광장에서 출발해 녹사평역과 삼각지 교차로를 지나 용산역 광장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대통령의 주거 공간인 관저 100m 이내의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을 근거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촛불행동 측은 이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모두 "대통령 집무실을 주거 공간인 관저로 볼 수 없다"며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집회·시위법상 '대통령 관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항소심에서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에 주거 기능도 있다고 주장하며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관저에 집무실을 포함할 경우 집회 자유의 핵심적 내용을 이루는 장소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반드시 대통령 주거 공간과 동등한 수준의 집회 금지장소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판단이 옳다고 봤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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