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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은 여성이 연다"...'소년만화' 대세였던 출판만화도 이제 여성이 '큰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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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일본 만화가 와야마 야마의 첫 내한 사인회. 참가자 100명을 모집한 이 사인회의 티켓은 지난달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와야마는 2019년 데뷔작 ‘빠졌어, 너에게’에서부터 개그 만화 ‘가라오케 가자’ ‘여학교의 별’ 등의 작품으로 한국에서 팬층이 두껍다. 그의 최신작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는 출간 즉시(3월 마지막 주 기준) 예스24 종합 1위, 교보문고에서는 종합 2위에 올랐다.
책, 공연, 전시 등 문화 콘텐츠 구입에 지갑을 여는 건 주로 20~40대 여성들이다. 20, 30대 여성들의 구매력은 ‘소년 만화’가 대세였던 출판 만화책 업계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와야마의 한국 인기는 2030 여성 독자들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의 구매자는 여성이 95.6%로 압도적이다. 20대와 30대 여성이 각각 59.5%와 20.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라오케 가자’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일종의 후일담인 이 작품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나온 직후부터 한국 출간을 손꼽아 기다린 팬이 많았다.
"순정 만화만 읽을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여성 독자들은 액션·무협 만화에도 손을 뻗었다. 같은 기간 교보문고의 종합 베스트셀러 5위에 오른 스즈키 유우토의 만화 ‘사카모토 데이즈 14’ 역시 여성의 구매 비율이 60.6%로 절반을 넘는다. 이 작품은 전직 킬러의 일상을 다룬 액션·개그 만화다. 액션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 남성 독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결과다. 1994년부터 연재 중인 양재현 만화가(원작 전극진)의 한국 대표 무협만화 ‘열혈강호 90’의 구매자도 10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지난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슬램덩크 리소스’ 등도 40대 남성 독자가 아닌 20, 30대 여성 독자가 가장 많이 지갑을 연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 출판만화계 관계자는 “여성 독자는 굿즈(기념 상품)의 개념으로 만화책을 사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구매력을 갖춘 여성들을 겨냥한 만화책도 선보이고 있다. 박소희 만화가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약 10년 동안 연재한 순정 만화 ‘궁’이 대표적이다. 입헌군주제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황태자와 정략결혼한 평범한 여고생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최근 재담미디어에서 개정판이 나왔다. 같은 작품의 컬러판이 웹툰 형식으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지만, 청소년 시기에 보고 자란 원작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의 추억을 위한 개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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