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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전성기, 먼 자율주행" 테슬라 주가 하락 날개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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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가 저물었는데,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꿈같은 미래는 아직 멀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요약한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현실이다. 지금껏 누려 온 고공비행을 지속하긴커녕 이제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WSJ도 “차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차를 구매할지가 테슬라의 걱정거리가 된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이라고 짚었다. 공급을 초과하기만 하던 테슬라 전기차 수요가 어느덧 부족해졌다는 뜻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3.6% 빠졌다.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최악의 성적이다. 사실 부정적인 전망은 전기차 업계 전반에 해당된다. 수요가 줄고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에 악재가 겹쳤다. 우선 시장 예상치(44만9,000대)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인도량(판매량) 실적(38만7,000대)이 지난 2일 발표됐다. 2020년 이후 처음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규모다.
설상가상 투자자 우려를 자극할 소식도 들려왔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지난 5일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곧장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지만, 테슬라 주가는 당일 하루 3.6% 하락하며 164.90달러로 마감했다.
주가가 이내 회복되기는 했다. 머스크가 몇 시간 뒤 엑스(X)에 “테슬라 로보택시가 8월 8일 공개된다”는 글을 남기면서다. 시간외 거래에서 3.8% 급등해 171.18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저가차 공급 대신 자율주행 기술에 매진하는 전략은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6일 로이터는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미국 안전당국 요구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 200만 대 이상을 리콜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필립 쿠프먼 교수는 로이터에 “자율주행 기술 완성은 1, 2년이 아니라 10~20년 걸리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WSJ도 “가격 인하와 새 모델 출시로 수요를 견인하고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타이밍에 머스크가 트위터(현재 X) 인수 등 한눈을 팔고 당장 성과를 내기 힘든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테슬라 위기의 원인을 분석했다.
테슬라의 부진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들인 뒤 소셜 미디어 라이벌이 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와의 ‘부자 경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5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집계에 따르면 보유 자산액이 올 들어 589억 달러(약 79조7,000억 원) 늘며 1,869억 달러(약 253조 원)가 된 저커버그가, 같은 기간 자산 규모가 1,806억 달러(약 244조 원)로 484억 달러(약 65조5,000억 원) 쪼그라든 머스크를 밀어내고 3년여 만에 3위를 차지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관심이 전기차에서 인공지능(AI)을 앞세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로 이동한 게 순위 역전의 주요 배경”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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