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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건 브로커' 재판서 주기환 대통령 민생특보 거론

입력
2024.04.04 18:10
수정
2024.04.04 18: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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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건네" 관련 진술 공개
검찰·브로커 "일방적 주장"
주 특보 "사실 무근" 반박

광주지방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광주지방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경 '형사 사건 브로커' 성모(61·구속 기소)씨 로비 의혹 관련 사건 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20년 지기인 주기환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의 이름이 거론됐다. 성씨가 또 다른 사건 브로커 전모(64·구속 기소)씨로부터 가상화폐 투자 사기범 탁모(45·구속 기소)씨의 사건 무마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 그중 일부를 주 특보에게 전달했다고 전씨가 말하는 걸 들었다는 취지의 탁씨 검찰 진술 조서가 공개된 것이다.

성씨에게 경찰 인사 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전남경찰청 경감 A씨의 변호인인 최창배 변호사는 4일 광주지법 형사 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탁씨의 검찰 진술 조서 일부를 공개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이 탁씨에게서 사건 무마 명목 등으로 18억5,450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성씨를 구속한 걸 빌미로 A씨의 경찰 인사 비리 의혹을 부당하게 수사했다는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이 조서를 내놨다. 검찰이 지난해 7월 작성한 탁씨 피의자 신문 조서엔 '전씨가 가지고 있던 5,000만 원 중 3,000만 원을 성씨가 주 특보에게 인사해야 한다며 전씨으로부터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면담 자리에서 이와 같이 진술한 것'이라는 진술이 담겼다. '주 특보와 3,000만 원은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대한 탁씨의 답변이었다. 이에 성씨는 이날 공판에서 탁씨의 진술 내용에 대해 "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는 검찰이 성씨의 브로커 행각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주 특보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포착하고도 이를 덮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변호사는 "검찰이 경찰 인사 비리만 부각시키고 같은 검찰 수사관 출신인 주 특보에 대해선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지난해 8월 성씨를 구속한 이후 광주 지역에선 주 특보와 성씨 간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주 특보는 성씨가 주도한 골프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성씨가 앞서 검찰 조사에서도 탁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답변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주 특보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펄쩍 뛰었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성씨와 금품을 주고받거나 어떠한 연락을 하는 관계도 아니다"며 "평생 수사만 해온 사람으로서 범죄와 결부된 어떠한 행위는 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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