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허영인 회장, 소환 불응 의도 없었다…무리한 체포 유감"

"해외 일정으로 출석 일주일 조정 요청했지만 거절"
"출국 금지 중 출석 요구 없다가 업무 일정 앞두고 요구"

허영인 SPC그룹 회장. 뉴시스

SPC그룹은 허영인(75) SPC그룹 회장이 잇달아 검찰 소환에 불응해 체포된 것과 관련, 출국금지를 걸어둔 기간에는 출석 요구가 없다가 중요한 회사 일정을 앞두고 출석을 요구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 노동조합 탈퇴 종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 회장은 업무와 건강 상태를 이유로 검찰 조사를 미루다가 2일 검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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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은 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허 회장은 검찰 조사를 피하거나 지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오히려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려는 생각이었다"며 "검찰이 허 회장의 입장과 건강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반복되는 출석 요구를 해 마치 출석에 불응하는 것처럼 비춰졌다"고 전했다.

SPC그룹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제 3부로부터 같은 달 18일까지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출석일을 일주일만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위해 파스쿠찌사와 업무협약(MOU)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검찰에서 출석일 조정을 해주지 않았고 지난달 19일과 21일 연달아 출석 요구를 하면서 허 회장이 3회 출석 요구에 불응한 모양새가 됐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허 회장이 4개월이 넘는 기간 출국금지 조치가 돼 있어 검찰에 빨리 조사를 하고 출국금지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한 번도 출석 요구를 하지 않다가 국내에서 어렵게 잡은 협약식 일정을 앞두고 출석을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지난달 25일 허 회장이 출석해 조사를 받다가 무리한 일정으로 누적된 피로와 검찰 조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한 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됐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SPC그룹은 "허 회장이 고령인 데다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중 병원으로 후송된 경험이 있고 공황장애 전문의 소견이 있어 조금만 더 안정을 취하고 나서 검찰에 출석하려고 했다"며 "검찰이 지난달 29일 다시 출석을 요구해 현재 입원 중인 병원으로 출장조사 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정을 소명했음에도 허 회장의 상태를 무시한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