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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포기하면 중국의 대만 침공 부추겨"... 미 예산안 통과 전방위 압박

입력
2024.03.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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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부장 "미 우크라 포기, 중국에 힌트"
하원 문턱 걸린 601억 달러 예산안 처리 촉구
러 "공연장 테러범, 우크라 연루 증거 확인"
급한 젤렌스키, 하원의장에 "신속한 통과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내 그라노비타야궁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내 그라노비타야궁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경우 중국의 대만 침공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러시아가 무기 부족에 고전하는 우크라이나를 결국 굴복 시킨다면, 중국 지도부로선 "우리도 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을 향한 대내외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대만 "우크라 지원 중단, 중국 더 대담하게 해"

대만 외교 수장인 우자오셰 외교부장(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은 중국의 대만 공격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포기할 경우 대만 공격을 노리는 중국으로선 이를 '미국은 물러설 것'이란 힌트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권위주의적 침략으로 고통 받는 국가들을 지원하는 미국의 결단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 부장의 발언은 601억 달러(약 81조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미 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포함한 950억 달러(128조 원)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안'은 지난달 13일 미 상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하원 반대에 막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년 넘는 전쟁으로 가뜩이나 무기고가 바닥 난 우크라이나는 최근 들어 서방에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히로시마=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히로시마=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걸림돌' 미 하원의장에 직접 호소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최근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끈질기게 제기하고 있다. 이번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28일 "구금된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과 연루된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가상화폐와 돈을 챙겨 테러 준비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우크라이나를 향한 '보복'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를 항공기로 폭격해 민간인 최소 1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 당했다.

우크라이나도 미 의회에 재차 군사 지원을 촉구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군사 원조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젤렌스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통화 사실을 전하며 "지난 주에만 우크라이나 도시엔 미사일 190발과 샤헤드 드론 140발, 공중폭탄 700발이 떨어졌다"며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예산안)를 신속히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썼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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