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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빗장 풀고, 라파 공격 철회하라" 이스라엘 압박한 유럽 정상들

입력
2024.03.17 10:48
수정
2024.03.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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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라파 공격 철회 촉구 목소리
벨기에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삼지 말라"
독일 "라파 공격, 어떤 대가로라도 막아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16일 구호단체가 제공한 음식 냄비를 들고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지나가고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16일 구호단체가 제공한 음식 냄비를 들고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지나가고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나날이 심화하는 가운데, 벨기에·독일 등 유럽 정상들이 이스라엘에 인도적 지원에 대한 빗장을 풀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승인한 '최후의 피란처' 가자지구 라파 군사작전을 철회하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상반기 의장국인 벨기에의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는 요르단 암만에서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제한하며 인도적 위기를 고조시킨 이스라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더크로 총리는 "오늘날 가자지구에는 기근 위험에 처한 인구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안다"며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삼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는 건 이스라엘 정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더크로 총리는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가 "명백히 극적"이라며 지원을 위한 더 많은 접근 경로를 열어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육로 수송을 제한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 인구 230만 명 전체가 식량 불안을 겪고 있으며, 이 중 4분의 1은 아사 위기일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해 왔다. 이에 국제사회는 구호품 공중 투하, 해상 수송 등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으나 육로에 비해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중동 순방을 앞두고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을 강조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가자지구에 더 큰 규모의 지원이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하다"며 중동 회담에서 이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틀간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숄츠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추진 중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진격에 대해 "라파 전면 공격은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낼 수 있는 끔찍한 위험이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5일 이스라엘군(IDF)의 라파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그러나 '최후의 피란처'로 알려진 라파에는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다. 공격이 현실화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줄곧 라파 공격을 만류해 왔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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