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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물가에도 원유 공급량은 줄고…"올해 배럴당 100달러 갈지도"

입력
2024.03.10 18:00
수정
2024.03.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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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휘발유·경유 가격, 6주 연속 상승세
국제유가 80달러대 유지…하락 요인 적어

10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10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월 다시 3%대로 올라섰는데 설상가상으로 국제 유가 상승과 더불어 올해 상반기 기름값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더 연장했지만 4월 총선 이후 유류세를 정상화하면 고물가에 고유가 부담까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판매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639.42원, 경유 가격은 리터당 1,539.90원이다. 서울 지역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은 각각 1,714.08원, 1,622.3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내리막이었던 기름값은 1월 다섯째 주부터 오르기 시작해 6주 연속 상승 중이다. 우리나라 수입 원유의 70%가량은 중동산 원유가 차지하는데 중동산 원유 산정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말 배럴당 74.87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80달러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또한 8일 기준 각각 배럴당 82.08달러, 78.01달러를 기록했다.


심상치 않은 물가 널뛰기에 원유 공급마저 축소

전국 주유소 가격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전국 주유소 가격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문제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기름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1분기(1~3월)까지 예정됐던 자발적 원유 감산을 2분기(4~6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 통제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 홍해 사태로 중동 내 지정학적 불안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유가 상승의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올해 국제적으로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원유 수요가 지지부진하지만 중동 전쟁 확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유가가 언제 다시 폭등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 올여름 브렌트유 최고치가 배럴당 87달러까지 뛸 것이라 전망하는 한편 씨티그룹은 올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달 말 종료가 예정됐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2021년 11월 유류세를 처음 내린 이후 2년 넘게 8회에 걸쳐 유류세 인하를 연장해온 탓에 정책적 효과가 미미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가 4월 말 정상화되면 휘발유 가격은 1,8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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